독일 여객기 추락시킨 부기장 얼굴 공개돼 '공분'… '우울증 때문이었나?'

기사승인 2015-03-27 14: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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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객기 추락시킨 부기장 얼굴 공개돼 '공분'… '우울증 때문이었나?'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한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의 부조종사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과 얼굴이 공개됐다. 이 사고로 이 여객기에 탑승한 150명 전원이 사망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 등 외신은 26일(현지 시간) 사고를 낸 부기장의 이름이 '안드레아스 루비츠'로 10대 때부터 비행 조종 열망이 강했던 28세 독일인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기장이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에 올렸던 얼굴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프랑스 마르세유 검찰청의 브리스 로벵 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종석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다.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처음 20분 동안 기장과 부기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안전하게 조종 중이었다. 기장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부기장에게 조종을 넘긴 후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돌아온 기장이 문을 두드렸지만 부기장은 응답이 없었다. 당황한 기장이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고스란히 녹음됐다.

로뱅 검사는 ""조종실 내에서는 부조종사의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며 ""문을 열라는 기장의 요구를 거부한 채 부조종사가 고의적으로 비행기를 하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하지만 그가 테러리스트로 분류되거나, 이번 사고가 테러와 연계됐다고 의심할만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루비츠의 지인들은 AP통신에 “루비츠가 글라이더 자격증을 갱신했을 지난해 가을에만 해도 별다른 우울증 낌새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글라이더 클럽의 페터 뤼커 동료 회원은 “루비츠는 저먼윙스에 입사한 것을 만족해하며 잘 지내왔다”며 “조용한 편이지만 다정한 젊은이”라고 전했다. 루비츠를 아는 다른 이들도 “정상적이고 평범하며 활달한 청년”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루비츠가 조종 훈련을 받던 기간에 우울증을 앓아 쉬었던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FAZ는 “루비츠의 과거 학교 여자 동료가 자신의 엄마에게 이런 사실을 말했다”고 간접 인터뷰를 전했다. 이 엄마는 FAZ에 “과중한 피로 때문에 루비츠가 우울증에 빠졌던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딸이 지난해 성탄절 전에 루비츠를 다시 만났을 때에는 엄마에게 정상적이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저먼윙스 모회사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루비츠가 2008년 부조종사 자격을 얻고 나서 6년 전에 훈련을 받던 중 수개월 쉰 적이 있으나, 휴식 사유를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슈포어는 루비츠가 이후 기술적, 정신적 테스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비행 조종에 100% 적합하게 됐다면서 루프트한자의 엄격한 조종 인력 선발과 최상의 훈련 시스템을 강조했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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