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쿡기자] 겁먹은 엄마들, 만신창이 보육교사들… CCTV가 고민 해결?

기사승인 2015-01-24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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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김치 못 먹는데… ㅠㅠ” 겁먹은 엄마들 어린이집 포기 늘어


[친절한 쿡기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불안감이 하늘을 찌를 기세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어린이집 폭행 사건 때문이죠. 엄마들은 작고 여린 아이들이 무자비하게 맞는 CCTV 영상에서 내 아이가 겹쳐 보인다고 말합니다. 김치를 잘 먹지 않거나 한글을 잘 몰라 맞아야 했던 그 아이는 분명 내 아이와 닮았습니다.

어린이집을 포기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적극적인 방어인 셈입니다. 각종 포털사이트 육아 커뮤니티에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안 보내기로 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어린이집 폭행 사건 때문에 마음 먹었습니다’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18일 오늘도 비슷한 글이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32개월 쌍둥이를 키운다는 ‘pooh**’는 “1년 더 데리고 있으려고 연락 온 곳을 다 취소시켰다”며 “이번 일 터지고 나니 조금이라도 있었던 미련도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평도 좋아 입소하기 힘든 곳인데도 말이죠.

“대기 걸어 둔 데서 연락 왔는데 안 보내겠다고 했어요. 연년생 애 둘이라 정말 힘든데 차라리 내 몸 힘든 게 낫다 싶어서요.”(euru**)

“34개월 아들 어린이집 취소했어요. 원래도 낮잠도 안 자는 아이라 걱정 많이 했는데 이번 사건 터지자마자 결정했네요. 고민 안 되고 오히려 속 후련해요.”(mrmi**)

“어린이집 선생님 중에도 일부만 그런 거겠지만 그래도 그런 일이 우리 아이한테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제가 1년 더 데리고 있기로 했어요.” (appl**)

어린이집 대신 교사를 초빙해 공동육아를 하자며 뜻을 함께할 엄마를 모집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maek**’은 “유난을 떤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 때 직접 지켜주자는 생각입니다”라는 의견을 냈고 많은 엄마들은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쳤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심은 저 같은 워킹맘에겐 언감생심이라 씁쓸하기도 합니다. 내 손으로 내 아이를 키우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kime**는 “어린이집 보낸 지 6개월째인데 아직도 애가 울면서 원에 간다”며 “출근하면서 마음이 아픈데 대안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대’를 약속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인천 어린이집 폭행 파문 이후 “아동학대 교사와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어린이집의 설치, 운영, 근무를 영구히 할 수 없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요. 이번 어린이집 아동 폭력 근절대책이 수년 전 유사 사건 때 내놓은 정책처럼 흐지부지되지 않길 바랍니다. 엄마가 아닌 정부가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저희들은 쓰레기가 아닙니다… 보육교사를 존중해주세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원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육교사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이 뜨겁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보육교사란 직업 자체를 비하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폭행 보육교사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공감을 얻는 상황이죠.

죄 없는 아이들을 겁박하고 손찌검한 폭력 교사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다른 선량한 보육교사들까지 함께 비난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크게 보도된 만큼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일부 극성인 부모들은 보육교사들을 찾아가 또 어떻게 달달 볶았겠습니까.

이를 참다못한 한 보육교사가 인터넷에 “우리 모두를 쓰레기 X이라 부르지 말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글을 통해 “보육교사 자격도 없는 자격도 없는 일부 사람들을 보고 전체를 욕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모든 보육교사들을 다 자질 없고 사랑도 없는 사람으로 몰아간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댓글에서 본 ‘쓰레기’란 표현이 무척 가슴 아팠다는군요.

A씨는 “보육교사 중에는 열악한 보육 환경 속에서도 주말 반납하거나 퇴근 후 자기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대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부끄럽지만 저 또한 처음부터 좋은 교사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좋은 동료교사들을 만나서 서로 배워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좋은 선생님이 돼 갔죠. 아이가 선생님과 미용실 놀이를 원하면 머리카락이 다 뜯기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어도 머리를 내어주고, 선생님 등 뒤에 서로 올라가려 장난하면 기꺼이 등을 내어주면서 ‘대신 3명이상은 올라가지 않기’ ‘허리를 밟으면 많이 아프니까 다른 데만 올라가기’라고 말했습니다.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프지만 ‘아~시원하다!’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해줬어요. 그러면 아이들도 교사도 기쁘게 웃을 수 있었어요.”

A씨는 칭찬해 달라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단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보육교사들을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우리가 발전 없는 보육현장에서도 묵묵히 5년, 10년 이상 일하는 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출근할 시간에 같이 등원하고 당직교사가 퇴근 할 때 함께 하원 하는 그런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안쓰러워 보듬어주고 싶어서 이 일을 합니다.”

그는 또 “저희에게 쓰레기라고 하는 순간 쓰레기에게 자녀를 맡기게 되는 거잖아요”라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자질 없는 보육교사에게 맡기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희를 존중해주세요! 저희를 존경해달라는 말이 아니에요. 존중해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보육교사로서의 인성과 사명감, 가치관 제대로 가지고 있다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인격을 존중한다.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아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도 많이 있다. 아이들을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일하는 교사들을 알아준다면 더욱 힘내서 아이들과 하루를 함께하지 않을까요?”

보육교사를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던 걸까요. 많은 이들이 A씨가 남긴 호소 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들은 “재발방지를 위해선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육교사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업무를 맡으니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육교사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엄마들은 극성이고 아이들 똥오줌까지 챙겨야 하는 중노동에 월급은 쥐꼬리만하죠. 정말 아이들 좋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극한 직업입니다. 보육문제 만큼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도 우선적으로 개선해주세요”




‘국제시장’ 천만 이면에는…영화계 엄연한 ‘갑질’ 존재


2015년에도 영화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극장가는 한국·외국영화 막론하고 대규모 영화가 장악했습니다. 상영관을 얼마나 잡느냐에 따라 흥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이 올해 첫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지만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영화계에도 엄연한 ‘갑질’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국제시장’은 지난해 17일 개봉해 28일 동안 정상을 지켰습니다. 개봉 날부터 1월 13일까지 매일 700~1000여개 극장에서 3~4000회 이상 상영됐죠. 14일부터 상영관이 하루 600여개로 줄어 약 2800회 상영되고 있습니다. 극장에 걸려 있어서 영화를 봤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러브, 로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등은 대체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영화를 보려면 하루 1~2번 상영하는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먼 길을 찾아가서 봐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고요. 개봉 2주 만에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영화도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평가조차 받기 전에 극장에서 내려간 겁니다.

소위 말하는 멀티플렉스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죠. 요즘 관객들은 원하는 영화를 선택해서 보고 식사, 쇼핑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복합적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소 규모가 제작·배급한 영화는 주요 극장에서 보기 쉽지 않습니다. 아트하우스 모모, 씨네큐브, 상상마당 등에서도 하루 한 두 차례 상영하는 게 다입니다.

‘러브, 로지’(감독 크리스티안 디터)는 2주 만에 IPTV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누적관객 수는 25만9861명에 그쳤고요. 같은 날 개봉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감독 제임스 마쉬)은 일주일간 매일 400여개 극장에서 1400~1600회 정도 상영됐지만 이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현재 상영하는 곳은 아트하우스 모모 뿐입니다. 총 관객 수는 27만5333명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오른 작품입니다. 지난 15일 발표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는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음악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죠.

영화가 작품성 혹은 재미가 없어서 관객들이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분명 많이 본 영화와 좋은 영화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죠.

‘개훔방’ ‘더 테너’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개훔방(감독 김성호)은 입소문을 타면서 배우, 관객 할 것 없이 상영관 확대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서명 운동과 함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대관 릴레이에 동참 중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개봉 직후부터 하루 200개 상영관밖에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20여개 상영관에서 하루 1~2회 상영되고 있는데요. 누적관객 수는 22만 명에 불과합니다.

최근 이 영화 제작·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 엄용훈 대표가 사임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엄 대표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관객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개봉했지만 치열한 박스 경쟁에서 1/3 정도의 개봉관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조조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등 가족영화로서 매우 치명적이고 안타까운 상항에서 개봉했다”며 “지난해 ‘소녀괴담’이 작은 성공을 거뒀지만 ‘카트’에 이어 ‘개훔방’ 흥행 실패는 오로지 제 무능함이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더 테너’(감독 김상만)는 어떻고요. 상해 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금마장 영화제 등 아시아 3대 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국내 성적은 초라합니다. 개봉 열흘 만에 VOD 서비스를 시작했고 누적관객 수는 4만8631명을 기록했습니다.

홍보사 관계자는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제작비가 약 100억 원 정도 들었다. 손익분기점을 계산하지도 않았다”며 “적은 상영 회 차에도 영화의 감동을 느낀 관객들이 자신만의 아트워크를 SNS에 올리며 응원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대형 극장을 보유한 CJ와 롯데는 입을 모아서 말합니다. 언론시사회 후 평가에 따라 공정하게 상영관 배분이 이뤄진다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제작·배급한 영화는 극장 전체에 도배돼 있죠.

문화체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뉴 등 4개 주요 배급사가 차지하는 전체 영화 점유율은 78.4%, 한국영화만 놓고 보면 93.6%에 이릅니다. 문체부는 지난달 상영 스크린수와 기간 등 상영정보를 공개해 계열사가 제작하거나 배급한 영화에 더 많은 상영관을 할애하는 행위를 감시하겠다고 했는데요.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차단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입니다.

국제시장이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라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어떨까요? 아무리 좋은 영화라고 해도 볼 수 있는 상영관이 없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입니다.




우리도 ‘애국소비’란 것을 하고 싶다


회사원 A씨는 마트에서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필요한 물건은 많습니다. 부모에게 선물할 건강보조제, 아이에게서 독촉 받는 장난감,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티셔츠 등 모두 마트에서 파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진열대 앞에서는 물건들을 살펴봤을 뿐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서둘러 돌아온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해외 쇼핑몰에 접속했습니다. 마트에서 살펴본 물건들을 일일이 검색하고 인터넷 장바구니에 담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주문했습니다. 마트로 갔던 이유는 필요한 물건들의 실물 크기와 상태를 확인하고 구입을 결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A씨는 물건들을 택배로 받을 겁니다. 적어도 1주일은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A씨의 표정은 흡족한 듯 밝습니다. 마트 진열대 가격표에 적힌 금액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구입했기 때문이죠. A씨는 해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구입하는 ‘직구족’입니다.

19일 회원수 44만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직구족 커뮤니티에서는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해외 직구 시장규모를 집계한 관세청 자료가 공개되면서부터입니다. 관세청 전자상거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구매는 1553만1000건이었습니다. 해외 쇼핑몰에 접속한 우리나라 네티즌이 2초마다 한 번씩 결제를 클릭한 셈입니다. 금액은 모두 15억4491만5000달러입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1조6000억원입니다. 정부가 올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추가로 편성한 예산(1조1000억원)보다 5000억원이나 많은 금액입니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 가운데 일부는 내수 침체를 부추긴 ‘원흉’으로 직구족을 지목합니다. 안에서 벌고 밖으로 뿌린다는 것이죠. 하지만 직구족에게 할 말은 있습니다. “나도 우리나라 상품과 시장을 이용하는 ‘애국소비’라는 것을 하고 싶지만 월급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 “높은 세금을 매긴 정부와 많은 이윤을 남긴 기업이 고민할 문제다.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지 말라”는 반박입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돈 더 내는 데 신물났다(Fed up of paying over the odds)’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해외에서보다 더 많이 지불한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이제 기업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누린 특권을 버리고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습니다. 직구족은 이런 소비자의 특성을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했죠. 정부와 기업은 ‘애국소비’를 호소하기 전에 소비자를 외면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주의 쿡기자] 겁먹은 엄마들, 만신창이 보육교사들… CCTV가 고민 해결?

“‘이수 하차’ 시청자 의견 존중?” 시청자 더 화났는데?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3’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밴드 엠씨 더 맥스의 멤버 이수(34·전광철)의 출연을 두고 대중의 질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난이 이수에게만 빗발치는 게 아닌 거죠.

이수 출연 소식이 전해진 21일에 인터넷은 항의로 가득 찼습니다.

이수는 2000년 ‘문차일드’로 가요계 데뷔해 ‘사랑하니까’ ‘사랑의 시’ ‘행복하지 말아요’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 거죠’ ‘눈물’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얻은 가수입니다. 특히 뛰어난 가창력으로 차세대 한국을 대표할만한 보컬로까지 거론되던 그였습니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듯 보였던 그는 2009년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안겨줬습니다. 공익근무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를 상대로 3차례에 걸쳐 성매수를 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초범인 점이 고려되면서 다음 해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겁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이 강화된 현재였다면 초범이라도 구속됐을 지도 모르는 중죄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수의 출연 결정에 비난이 쏟아졌지만 MBC는 일정을 강행했습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나는 가수다3’ 기자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녹화 직전 짬을 내 가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수도 다른 가수들과 함께 얼굴을 비쳤습니다. 복귀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그는 “굉장히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다”며 “긴장되지만 프로그램에 폐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래하겠다. 제가 이 자리에 앉아있기까지 많은 분의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불안한 목소리로 입을 뗀 그는 연신 눈물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복잡한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죠.

그렇게 녹화를 마쳤지만 일은 또 터졌습니다. MBC가 이수의 출연을 번복한 겁니다. MBC는 22일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는 가수다3’에 출연 예정이던 가수 이수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수 측은 “MBC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억울함을 전했습니다.

MBC의 행보가 쉽게 이해 가지 않습니다. 이수 캐스팅 당시 ‘나는 가수다3’ 제작진이 비난 여론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그는 결혼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에도 지난 사건으로 인해 고초를 치렀으니까요. 실력 있는 가수들이 많이 있음에도 그를 기용한 것에는 제작진의 확고한 명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네티즌들은 “MBC가 간 보기를 한다”며 공분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섭외하지 말았어야죠. 시청자 놀리는 건가요?” “이럴 줄 모르고 녹화했냐” “MBC 빼고 모두가 당황스러운 상황” “아무리 이수가 죄를 지었대도 저건 이수한테 실례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MBC가 이수를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수는 결국 이슈 메이커 노릇만 하다 버려졌다. 꼴만 우스워진 MBC. 사람을 두 번 죽이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결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첫 녹화를 마쳤습니다. 방송을 불과 일주일 정도 남긴 상황입니다. 변덕도 때가 있다는 사실을 MBC는 모르고 있었을까요?

글=김철오 신은정 김민석 민수미 최지윤 기자
정리=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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