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한수원, 유출돼도 괜찮은 자료라는데 어디 두고 볼까?”

기사승인 2014-12-22 10: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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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한수원, 유출돼도 괜찮은 자료라는데 어디 두고 볼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원전반대그룹’이 향후 지속적인 자료공개와 함께 ‘2차 파괴’를 예고했다.

이 그룹은 21일 트위터(캡처 화면)에서 “한수원 악당들아, 너희들이 유출돼도 괜찮은 자료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두고 볼까. MCNP5 1.6과 BURN4가 뭔지도 모르는 너희들과 얘기하는 우리가 참 한심하다. 메뉴얼까지 보여줘야 이해를 하려나”라며 내부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지난 15일, 18일, 19일에 이은 4번째 공개이다. 22일 오전 현재 이 자료들은 삭제돼 있다. 21일에 공개한 자료는 고리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과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프로그램인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SW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 BURN4 등 4가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그룹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할 것”이라며 “원전 수출하고 싶다며? 너희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프로그램들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나라들에 공개하면 책임지겠는지”라고 압박했다.

이어 “다시 말하지만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를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자료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밖에”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현재 유출된 자료들이 대부분 일반적인 참고 자료 수준이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그룹은 앞서 20일엔 “국민들을 위해 한번 더 양보하니 크리스마스부터 석 달 동안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꽝? 꽝? 꽝?”이라며 “국민들에게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방사능 없는 안전한 환경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돼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합수단은 이번 해킹에 주로 해커가 악성 프로그램으로 감염시켜 원격 조종하는 좀비PC가 범행에 동원됐다는 점에서 원전 자료 유출이 치밀한 계획에 따른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