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참사, 애초에 안전요원 없이 서류로만 ‘4명’ 올려”

기사승인 2014-10-19 13: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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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참사, 애초에 안전요원 없이 서류로만 ‘4명’ 올려”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 추락 참사 현장에 애초부터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잠정 수사결과가 나왔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분당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차 참고인 조사만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진술만을 기준으로 발표한다”는 전제 아래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40여 명의 안전요원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확인해보니 사고 당일 행사관계자 38명이 현장에 있었다”며 “이중 사회자 2명을 제외하고 36명은 자신이 직접 안전요원으로 배치돼 근무한 사람이 1명도 없었다. 행사 전이나 도중에 안전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안전요원 배치와 관련해서 모두 모르고 있었다”며 “결국 행사 전 제출한 행사계획서에 안전요원 4명을 배치했다고 돼 있지만 서류상으로만 명시돼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4명도 안전요원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과학기술진흥원 직원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38명은 과학기술진흥원, 이데일리 측 등의 근무인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과기원 본부장은 성남시가 행사와 관련해 이데일리에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과 과기원이 경기도 산하기관이란 점을 고려, 공동 주최자로 경기도와 성남시를 명기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서를 결재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며 “아직 사실관계가 확실히 파악된 것은 아니어서 주최사 무단 명기 여부에 대해선 추후 판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연 예산은 애초 2억원으로 책정됐으나 7000만원으로 축소됐고, 예산은 과기원 3000만원, 성남시 1000만원, 기업체 등 3000만원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하지만 성남시 측은 ‘지원 계획이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앞으로 사실관계를 더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애초 사업계획서상 무대 위치가 환풍구를 뒤편에서 마주 보는 곳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경찰은 사전 변경이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막바지 기초조사를 위해 이날 오전 수사관 60여명을 투입,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중구 회현동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 이들로부터 행사장 관리를 하청받은 업체,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과기원 본사와 성남시 분당구 과기원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본부 등이다.

또 이데일리TV 총괄 본부장 등 행사 관계자, 과기원 직원의 신체를 포함한 자택·사무실·승용차 등도 포함됐다.

관련자 6명은 모두 참고인 신분이지만 출국금지 조치됐다.

아울러 경찰은 관람객의 하중을 이기지 못한 환풍구 덮개에 대해선 정말 감식을 통해 부실시공 여부를 가리고 있다. 감식 결과는 다음 주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70 ‘유스페이스 몰 야외광장’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5시53분 제1회 판교테크노벨리 축제행사 중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중 관객들이 지하 4층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