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꽁꽁 싸매야 안전?… 숙대 황당한 축제 복장규정

기사승인 2014-09-20 17: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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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꽁꽁 싸매야 안전?… 숙대 황당한 축제 복장규정

6월과 9월 대학가는 열기로 가득합니다. 대학생활의 꽃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죠. 숙명여대에서도 교내 방송국 영상제인 청파제를 마련했습니다. 축제보다 눈길끄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14년도 청파제 규정안입니다. 안전한 축제를 위해 마련했다는데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숙대 측은 ‘안전하고 건전한 숙명인의 축제를 보여달라’며 선정성과 관련한 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어길 시 축제 스태프, 단과대학 학생회장의 권한으로 벌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의상에서의 제재안을 다음과 같이 둔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벌금 규정은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제재안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시절 복장규정 못지않습니다.


가슴골 보이는 상의와 몸 부분의 망사 및 시스루 등의 옷차림, 손을 들었을 때 살이 드러나는 크롭티는 금지입니다. 각 부스별로 하의가 짧은 학우, 손님들을 배려해 담요와 같은 자체적인 대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여대는 남학생들의 로망이라고 하죠. 축제 기간 여대에는 남성들이 많이 몰립니다. 노출이 심한 옷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하고자 한 것 같네요.


의상제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바지는 밑위에서 무릎 뒷선 사이의 길이가 1/5 이하(약 3~4㎝)가 되서는 안 되고요. 치마 착용 시 속바지도 필수입니다. 허벅지 50% 이하 길이의 치마도 당연히 제재합니다. 다만 의상 중 하의 규제에 적합하지 않을 시 맨살이 비치지 않는 레깅스나 검은 스타킹을 착용하면 괜찮다네요. 특히 옆트임 의상은 비치지 않는 검은 스타킹 착용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교복 등 선정적인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는 유니폼과 선정적인 단어, 콘텐츠를 이용한 홍보도 규제 대상입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축제 규정안은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결정하여 통보한 것이 아니다. 사전에 학내에 공유돼 있었고 중앙운영위원회와 전체학생대표자 회의에서 정식 논의를거쳐 합의된 규정안”이라며 “주점운영이 주를 이루는 저녁시간 동안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 학내 구성원을 보호하고 건전한 축제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규정의 적용범위도 주점 운영진에 대해서만 한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학교 측의 입장을 이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심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무슨 조선시대 사람 소환하려고 하나” “두발 검사까지 하지 그러니” “규정안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웃기다” “저걸 어떻게 다 감시하려고” “여대 축제 가보면 도가 지나칠 때가 있더라” “대학생이면 대학생답게” 등입니다.


숙명여대 청파제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립니다. 가수들의 축하무대와 의류학과 패션쇼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드레스코드는 청이라네요. 축제기간 동안 건전한 음주 문화도 함께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