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원 되고 싶어? 옷 벗어봐”… 성추행한 유명 출판사 상무 복직 논란

기사승인 2014-09-17 13:35:55
- + 인쇄
“정직원 되고 싶어? 옷 벗어봐”… 성추행한 유명 출판사 상무 복직 논란

여성 수습사원을 성추행한 뒤 사직한 유명 출판사 상무가 최근 복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베스트셀러를 낸 쌤앤파커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경향신문은 17일 전국언론노조 출판분회가 “사내 성폭력에 면죄부를 준 모 출판사 고위 간부 징계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1년 4월 입사해 1년 5개월 동안 수습사원으로 근무한 A씨는 상사인 이모 상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 상무는 A씨에게 정직원 전환을 앞둔 최종 면담 성격의 술자리를 요구했고, 자신의 오피스텔로 A씨를 데려가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뒤 입을 맞췄다.

A씨는 이 상무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더 나오자 지난해 7월 사내에 자신이 당한 일을 사내에 공개했고, 이 상무는 두 달 뒤 사직했다.

A씨는 이 상무를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4월 “이 상무가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하고 키스를 한 점 등은 인정되나 A씨가 저항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쌤앤파커스는 9월부로 이 상무를 복직시켰다.

이 출판사 전 직원 B씨는 A씨의 재정신청을 위한 증인진술서에서 “이 상무는 회식 때마다 여직원들만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껴안았고 거부하면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거야’라고 했다”며 “저자와의 룸살롱 접대 자리에도 여직원들을 데리고 나가 블루스까지 추게 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출판사는 또한 송년회 때 여직원들에게 드레스 등을 입게 한 뒤 타사 관계자를 초청한 각 테이블에 한 명씩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사권자와 수습사원이라는 위계 때문에 저항하지 못했던 성폭력이었다는 사실을 재판을 통해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쌤앤파커스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수사기관이 이 상무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복직시킨 것”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