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그녀가 맞잖아. 김부선” 아파트 난방비에 인터넷 대동단결

기사승인 2014-09-16 14: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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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친절한 쿡기자] “그녀가 맞잖아. 김부선” 아파트 난방비에 인터넷 대동단결

“부녀회 비리와 전쟁 중인 김부선을 응원합니다.”

네티즌들이 이웃 주민과 난투극을 벌인 배우 김부선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유명인이 구설에 휘말리면 보통 지탄을 받죠. 그런데 이 경우는 어째서 응원을 받을까요.

서울 옥수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부선은 지난 12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를 당했습니다. 신고한 이웃 주민 A씨는 “김부선이 안건에 없던 아파트 증축을 주장해 이를 중단하려 했더니 자신을 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영화 애마부인에 출연한 이력과 높은 수위를 넘나들었던 언행 때문일까요. 처음엔 많은 매체에서 김부선이 A씨를 폭행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부선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씨가 먼저 폭행을 했을 뿐 아니라 협박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까지 했다”고 받아쳤습니다. 또 폭행당한 부위를 찍은 사진과 난방비 납부 내역 사진을 올리며 “난방비를 안 낸 이웃들이 나를 집단 폭행했다. 난방비 비리를 2년 동안 쫓아다닌 끝에 밝혀냈다. 서울시 감사결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총 536가구 중 300건은 0원, 2400건은 9만원 미만이다. 동 대표, 아파트선관위원장들은 지난 17년간 난방비를 한 푼도 안 냈다. 이것이 사건의 본질이다”라고 폭로했습니다.

김부선은 2012년 2월에도 난방 비리 관한 장문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부선의 아파트에서 2011년 11월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가구가 100가구가 넘었습니다. 같은 아파트 주민도 거들었습니다. 그는 “김부선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관공서로부터 개별난방 건축 허가를 받아냈고, 난방비가 나오지 않은 가구에겐 소명서를 제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알렸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커진 상태에서 김부선이 공사 얘기를 꺼냈다가 폭행 사건이 터졌다는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김부선을 편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아파트 부녀회 비리에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는 겁니다. 한 네티즌은 “얼굴이 알려진 분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다니, 참 대단하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네티즌은 “아파트 단지는 해 먹을게 엄청 많은 곳”이라며 “부녀회 대표와 관리소장이 작당하면 난방비, 관리비 등뿐만 아니라 아파트 유지보수 공사나 공동시설 관리 등에서 이권을 챙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또 “1억원 이상 횡령해도 뉴스조차 안 된다더라” “우리나라 정치권을 빼다 박은 것 같다” “그것도 감투라고 난방비를 빼먹다니”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했습니다.

일부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경험한 일을 옮기기도 했네요. 한 네티즌은 자신의 아버지가 비리 잡겠다고 나섰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렸다는 사연을 올려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도 16일 “난방비 비리가 이미 확인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뉴스Y에 출연한 백성문 변호사는 “김부선이 폭로한 것과 비슷한 생활 비리는 굉장히 많다”며 “일부 아파트는 전기세 등의 관리비가 개개인 부과가 아니라 공동으로 부과한다. 누군가 안 내면 다른 사람에게 전가되는데 절도죄가 성립된다. 대부분 계량기를 조작한다. 17년 동안 한번도 안 냈다면 절도죄 유무를 떠나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쉬쉬하고 넘어가던 아파트 관리비 착복 문제가 유명인이 나서면서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기회로 일부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 행위가 근절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