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거지, 맛집블로그=대국민사기”… 돈가스집 주인의 후회

기사승인 2014-08-29 14: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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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거지, 맛집블로그=대국민사기”… 돈가스집 주인의 후회

돈가스점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이 돈을 내고 블로그에 홍보글을 올려온 것이 탄로나자 “맛집 블로그는 ‘대국민 사기’” “파워블로거들은 거지들”이라는 폭로성 글을 올렸다. 대부분 식당이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왜 자신만 지적하느냐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에는 서울 건국대 근처의 한 돈가스 집을 비하며 무분별한 ‘바이럴 마케팅’을 고발한 블로그 글이 확산됐고, 논란이 일자 해당 식당 주인 A씨는 해명 글을 남겼다.

A씨는 29일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블로그에 ‘OOOO 사장이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솔직히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 정확한 수는 모르겠지만 그 중 몇 개는 자기가 대통령이라도 된 듯 거만하고 마음에 안 들게 굴어서 글을 지우게 했다”고 털어놨다. 돈으로 블로거를 동원해 글을 올리게 한 것은 인정한 것이다.

‘입소문 마케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바이럴 마케팅은 블로그와 SNS 등에 관련 내용을 올려 상품이나 식당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기법이다.

그는 이어 “이번 일로 가게를 내놓을 생각이다. 유행처럼 모든 식당이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억울하다. 맛집 블로그가 대국민 사기인 걸 밝히고 떠나겠다”고 적었다.

A씨는 포털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상단에 나오는 글들은 모두 업체나 돈을 받은 블로거들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돈은 10명당 33만원 정도 들었다”며 “파워블로거들은 거지들이다. 이들은 매일 공짜로 밥 먹는다는 인식이 박혀 있다. 친구들까지 데려 온다”고 비난했다.

A씨는 “제가 감수해야 할 것들은 다 감수하겠다. 국민들이 전혀 모르는 사실을 저로 통해서 알게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글을 마쳤다.

논란은 지난 25일 파워블로거 B씨가 ‘인생 최악의 돈가스와 떡볶이, 그리고 치졸한 모니터링과 바이럴 마케팅 블로거들의 만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B씨는 “최근 맛집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맛집이다’ ‘최고의 맛집 탄생이다’라고 알려진 돈가스 집을 찾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정보와는 달리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형편없었다. 작정하고 고발하려 한다”며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B씨는 이 식당의 돈가스와 즉석 떡볶이를 시식한 후 낮은 질에 비해 비싸다고 평했다. 그는 “짬찌꺼기(음식쓰레기를 이르는 속어) 수준의 음식으로 ‘건대 최고의 맛집’ 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맛있다고 자랑하는 건 다른 자영업자들이나 요리사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B씨는 특히 “A씨는 식당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는 글들이 보이면 포털 측에 삭제를 요청하고 한 줄 평 등도 모두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2일 한줄 평에 “악성댓글들을 사이버경찰청에 신고했다. 의도적으로 가게 망하라고 트집 잡는 분들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댓글을 단적이 있다. 그리고 해당 글 아래에 있는 한줄 평들은 ‘이용자의 요청으로 게시중단 조치됐다’는 문구와 함께 삭제됐다.

B씨는 “해당 식당을 소개하는 28개의 블로그 글들 중 26개는 찬양 일색이다. 홍보 블로거들의 이런 행동은 다른 외식업자는 물론, 선량한 블로거들에게 치욕이다. 그래서 비난성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