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성적 모욕·비하 인터넷개인방송 BJ 검거

기사승인 2014-04-25 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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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모욕한 악성 네티즌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악성 게시물을 작성·유포하는 네티즌들을 철저히 색출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24일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들을 모욕한 혐의로 정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16일 3000여명의 시청자가 보는 자신의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언급하며 “수학여행을 뭐 암초 여행을 갔나” “교복 입었을 것 아냐, 찬물이 몸에 삭 스며들었겠네”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에는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다. 주목을 받기 위해 했던 발언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모두 53건의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비하 게시물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추적하고 있거나 검거한 악성 게시물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이다. ‘유족이 질질 짜는 모습을 보고 싶다. 더 죽어라’라고 하는 한편 실종자들을 ‘오뎅탕’ ‘고래밥’ 등으로 비유했다. 일부는 ‘잠수부들이 몰래 시체를 배에서 빼내 떠내려가게 한다’ ‘실종자들을 떠내려가지 않게 묶어놓고 한명씩만 꺼낸다’ 등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제발 한명의 사망자라도 더 나와라’라면서 실종·사망자 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수장 당한 후배 덕분에 휴교됐다’ ‘유족은 유족충(?)’ 등 내용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참사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한을 비는 노란 리본 캠페인도 악의적으로 변조돼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에는 노란 리본을 일베의 첫 자음 ‘이응’과 ‘비읍’으로 교묘하게 조작한 그림이 돌아다니고 있다. 경찰이 세월호 사망·실종자에 대한 모욕·비하 게시물에 강력한 단속의지를 드러내자 교묘하게 수법을 바꿔 조롱하는 식이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노란 리본을 조작해 유포한 것은 수사할 계획이 없다. 모욕죄 등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검거된 인원 상당수가 미성년자여서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큌뉴스 이도경 김동우 기자 yid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