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장례비 달랑 700만원” 실종자 친구는 경찰에 신고… 인터넷 분노

기사승인 2014-04-21 09: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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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장례비 달랑 700만원” 실종자 친구는 경찰에 신고… 인터넷 분노

[쿠키 사회]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실종자 가족과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선사 청해진해운의 행태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대피를 돕다 숨을 거둔 승무원 박지영(22)씨 유족들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박씨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인 18일 유족에게 박씨 장례비용은 700만원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청해진해운 측이 먼저 장례비 700만원을 줄 테니 부족한 부분은 가족이 알아서 보태라고 했다. 사고를 낸 회사가 죽은 이를 두 번 죽이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선사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발인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체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선 ‘해도 해도 너무한다’ ‘회사 직원이 사고로 죽었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청해진이라는 이름이 아깝다’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항의 방문을 한 실종자 학생 친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A(18)군은 20일 오전 11시30분쯤 사무실을 찾아 “아이들이 죽길 바랐느냐. 왜 대피하라고 안 했나”라며 사무실 출입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답이 없자 A군은 “당신들 자식이라도 그렇게 했겠나.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소리쳤다. 사무실 안의 직원들은 문 틈새로 “설명할 게 없다”며 30분 넘게 문을 열지 않다가 선사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이 오고 나서야 A군은 사무실에 들어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사무실을 찾은 세월호 생존자 양모(49)씨도 굳게 닫힌 사무실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화물차 기사인 양씨는 “생명 같은 화물차를 잃었는데 선사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어 항의하러 왔다”며 문을 두드렸지만 선사는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전체 탑승 인원을 수차례 번복하는 등 탑승자 파악에 혼란을 줬다. 사고대책본부는 선사가 작성한 명부를 기초로 “승선자는 476명으로 1명 더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선사 측은 “무임 승선 인원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해 최종 승선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편 청해진해운은 18일 하루 두 차례 정례 브리핑을 약속했지만 20일 오전 예정된 언론 브리핑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더는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