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증해야 시신인도” 부산 사격장화재 병원요구에 日공분

기사승인 2009-11-29 17:56:01
- + 인쇄
[쿠키 사회] 부산 사격장 화재 사상자를 치료하던 한국의 병원이 치료를 받다 숨진 일본인들의 시신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이들이 거주하던 시에 거액의 치료비 지불을 보증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와 한일 양국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7일 인터넷판을 통해 부산 하나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22일 숨진 나카오 가즈노부(37)씨의 시신을 병원이 가족에게 인도하면서 나가사키현 운젠시측에 약 1000만엔(1억3730여만원)의 치료비 지불 보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여행을 기획한 시마테스관광측의 말을 근거로 여행사측이 가입한 보험에서 사망보상금 2500만엔이 나오면 치료비에 충당하겠다고 병원에 알렸지만 병원이 공적기관에 의한 보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운젠시는 빠른 시신 인도가 최우선이라며 긴급히 시장명의로 시마테스관광의 지불을 보증했다.

지급보증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가사키현 지역신문인 나가사키신문은 하나병원이 지난 27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한 하라다 요헤이(37)씨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하는 조건으로 운젠시에 약 1500만엔(2억600여만원)의 치료비 보증을 요구했다고 28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운젠시는 병원에 보증 없이 시신 인도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병원이 거부했다.

운젠시는 이어 ‘치료비는 원래 사고 원인제공자인 사격장이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로 부산시나 한국정부의 치료비 보증을 요청했다. 한국측은 그러나 운젠시의 요구에 ‘일본의 여행사가 가입한 여행보험에서 보험금이 지불되므로 그 돈으로 치료비에 충당하면 된다’며 지불보증 요구를 거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운젠시장은 나가사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슬퍼하는 유가족이 바로 앞에 있는데 ‘우리 시는 치료비 보증요구를 할 의무가 없습니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카오 가즈노부씨의 경우 하나병원이 요청해 운젠시가 치료비 지급을 보증한 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밝혀지고 가해자가 확정되면 의법절차에 따라 치료비 등을 협의할 방침”이라면서도 “병원에서도 손실을 메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지불보증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벌어진 사고인데도 한국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거나 “지불보증을 해야 시신을 가족에게 넘기겠다는 병원의 요청은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부산=윤봉학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