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가성비 갑(甲)이면 뭐하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두얼굴

기사승인 2016-04-29 16: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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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을이 당당해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 조규봉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작합니다. 조 기자, 오늘은 또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할 지, 주제부터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연식은 좀 됐어도 삼각별이믄 어딜 가도 대접받을 끼다.”라는 영화 대사. 들어 보셨나 모르겠네요. 바로 ‘황제를 위하여’ 라는 영화 속 대사인데요. 어딜 가도 대접받을 거라는 대사 속 삼각별. 바로 벤츠의 마크죠. 우리 사회가 부의 상징이자, 성공의 척도로 삼는 벤츠. 과연 그렇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오늘 호시탐탐에서 벤츠의 두 얼굴을 공개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봉기자, 벤츠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꽤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조규봉 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3사의 매출이 8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벤츠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2015년 벤츠코리아 매출은 3조1000여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그동안 효자로 군림하던 BMW코리아는 2조8000여억 원,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는 2조8000여억 원으로 집계됐죠.



김민희 아나운서▷ 벤츠의 높은 성장에는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의 배출 가스 조작 파문 같은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남들이 못해서 그 틈을 치고 올라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의 벤츠 사랑은 유별날 정도로 커요.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 벤츠가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팔리는 나라고요. 마이바흐 등 1억 원이 넘는 초고가 모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립니다. 미국보다 큰 시장이죠. 작년만 해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포함한 S클래스 판매량이 1만대가 넘으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사실 여러 문제가 있기도 한데요. 일단 벤츠의 경우, 원인 모를 사고 발생에서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얼마 전에도 달리던 차량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죠?

조규봉 기자▶ 네. 얼마 전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한 골목길을 운행하던 2006년식 벤츠 CLS55 AMG 차량 보닛에서 화재가 발생했고요. 앞서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북단을 달리던 벤츠 스마트 승용차에 불이 났었죠.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건 없고요. 경찰과 소방 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다면 그럼 고객 서비스는 어떤가요?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고객 서비스도 엉망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 팔린 벤츠 차량은 18만대가 넘지만, 이들 차량의 정비 책임을 지는 서비스센터는 전국 40곳에 불과하거든요. 서비스센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간단한 정비를 받으려 해도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너무하네요. 그런 식으로 수리가 늦어지면, 차 없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건 결국 소비자들이잖아요. 일단 서비스센터를 더 늘려야 할 것 같은데요?

조규봉 기자▶ 서비스 센터를 8개 더 늘리겠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걸 반영해도 올해 판매 목표를 감안하면, 서비스 센터 1곳당 책임져야 하는 벤츠 차량 대수가 1만 2,700대가 넘습니다.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죠.



김민희 아나운서▷ 비싼 값에 차를 팔아놓고 왜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 건지 궁금하네요.

조규봉 기자▶ 정확한 그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일단 벤츠코리아는 국내 투자에 힘을 쏟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가 아닌 본국으로의 배당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벤츠 코리아가 국내 재투자보다 다른 곳에 더 신경을 쓰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실제 결과가 있나요?

조규봉 기자▶ 네. 디미트리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부임 첫해인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에도, 기존 50%의 배당성향을 66%로 올려 순이익 887억 원 가운데 585억 원을 해외로 보냈습니다. 한국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에 적극 앞장서겠다던 실라키스 사장의 공언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이익은 국내에서 내고, 그 이익금은 해외로 보내는 군요. 약속과 행동이 전혀 다르네요.

조규봉 기자▶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책임은 더불어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더니 성공만 했을 뿐, 아무 책임도 지지 않은 겁니다. 벤츠 코리아가 설립 이후 작년까지 해외 주주에 지급한 금액은 총 2141억 원입니다. 하지만 국내 기부금 지출액은 47억 원이 전부입니다. 수입차 업체 중 기부금 등 사회기여활동이 가장 인색한 업체가 바로 벤츠 코리아라는 거죠. 그러니까 경영 인식은 최하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정말 너무하긴 하네요. 그리고 얼마 전, 불법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었죠?

조규봉 기자▶ 네. 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이 불법 행위로 검찰 조사를 받고, 법인은 국세청으로부터 500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 받았습니다. 유례없는 일이죠. 게다가 금감원이 고객정보 보호 부실로 징계까지 내렸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검찰 조사, 500억 대의 세금 추징, 금감원 징계라. 뭐, 사후관리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가 골프채로 차량을 부순 사건이나 차량 화재 사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네요. 먼저 검찰 조사 관련 이야기부터 해보죠. 어떻게 된 일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국토교통부가 벤츠코리아 법인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이유는 벤츠코리아가 지난 1월 27일부터 한 달 여간 신고하지 않은 변속기 장착 차량 98대를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된 차량은 벤츠의 최상위 모델인 S350d 4개 차종인데요. 한 대당 평균 가격은 1억 원을 웃돌 정도로 고가의 차량이죠. 당초 벤츠코리아는 한국 정부에 7단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이라고 신고하고 인증을 받았는데요. 판매한 차량의 뚜껑을 열어보니 9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문제가 된 차들의 외관이 똑같아 헷갈렸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신고한 차량과 신고하지 않은 차량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와, 그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인 것 같은데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는 변속기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을 판매한 일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통상 수입차 업계에서는 인증 절차를 국내에서 차를 판매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라고 하는데요. 한 해에 몇 만대의 차를 판매하는 회사가 인증 누락을 단순 실수로 둔갑시킨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입니다.

[봉기자의 호시탐탐] “가성비 갑(甲)이면 뭐하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두얼굴


김민희 아나운서▷ 실라키스 사장이 단순히 실수라고 표현한 인증 누락. 그건 국내 어떤 법을 위반한 건가요?

조규봉 기자▶ 무려 4가지 국내법을 위반했습니다. 자동차 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 소음 진동 관리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인데요. 위법 행위가 최종 입증될 경우, 실라키스 사장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또 위법 행위가 확정될 경우, 국내에서 강제 추방되죠. 출입국관리법은 금고 이상의 형벌을 받은 외국인은 강제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최고 경영자의 추방이라. 큰 이슈가 되겠는데요? 만약, 경영자가 바뀌면 벤츠 코리아도 달라질까요?

조규봉 기자▶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불합리한 판매 행태는 단순히 외국인 경영자가 바뀐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일단 독일 본사의 인식 변화부터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독일 본사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리 정부도 보다 강하게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조규봉 기자▶ 일단 정부는 표면적으로 이번 사건에 엄중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별소비세 환급 거부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싶은데요. 이제 국내법 실정을 제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앞서 폭스바겐 사태처럼 대응했다가는 소비자들의 반발만 커질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한국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에 적극 앞장서겠다던 실라키스 사장의 약속. 좀 더 믿고 기다려 봐도 될까요?

조규봉 기자▶ 네, 최근 벤츠 죽전서비스센터 기자 간담회에 갔었는데요. 간담회에서 벤츠는 기자들에게 좋은 관계 유지, 책임 있는 행동, 지속적인 노력, 고용 창출, 기업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품질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부디 기자들에게 한 약속. 제대로 지켜지길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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