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너 애물단지였어? 문제가 뭐니?” 안 팔리는 우유, 리터당 얼마길래… 갈수록 소비 위축

기사승인 2015-03-07 02: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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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의 유통저격수

<김민희 아나운서>
이번 시간은 우리 생활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통에 관한 정보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죠.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유통 저격수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안녕하세요. 조규봉 기자입니다. 최근 우유 소비가 줄어들어 남아돌고 있다는 소식은 아마 많이들 접하셨으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유통 저격수에서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유에 여러 소문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오늘 유통 저격수 주제는 우유의 모든 것입니다. 기자님, 최근 실제로 우유 가격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우유를 사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우유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유업계가 1+1 등 다양한 기획행사를 하고 있는데도 우유 소비가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고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런데 그렇게 우유 소비가 더딘 이유로 많이들 꼽은 게 바로 비싼 우윳값이예요. 우유가 비싸서 사먹을 수가 없다 이게 맞는 말인가요?

<조규봉 기자>
그런 이유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실상은 꼭 가격 때문 만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유업계가 원유 쿼터제와 제품 가공비에 물류비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타개책으로 묶음 판매를 통해 저렴하게 우유를 공급하고 있지만 소비량은 오히려 더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에 우유판매량을 문의해본 결과 전년대비 평균 6%~8%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흰 우유 매출 하락이 심각했고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등 가공우유의 매출은 소폭 상승했죠. 또 저렴한 가격일수록 매출하락폭은 적었으나 꼭 가격이 저렴하다고 잘 팔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꼭 비싸기 때문에 사먹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군요. 기자님, 그럼 대형마트에서의 우유 판매량에 대해 알려주세요. 얼마나 하락했는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먼저 홈플러스 우유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12월 16.8% 올 1월에는 3.9%로 평균 9.6%의 마이너스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6%의 하락률인데요. 홈플러스 해당 바이어는 잉여원유과다와 소비감소를 매출 하락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우유 매출을 전년과 비교한 결과 8.2% 감소했다고 밝혔고 롯데마트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우유신장률이 9.5%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가공우유의 경우 6.8% 상승했다고 하네요.

<김민희 아나운서>
전체적으로. 또 특히 흰 우유의 판매량이 하락했군요. 그런데 좀 이상해요. 사실 우유는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던 것처럼 각종 영양소가 함유된 완전식품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건강을 위해 일부러 마시기도 하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인기가 없어졌을까요?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우유는 완전식품(Nutritional complete food)으로 알려져 있고 몸의 근육, 뼈 등을 구성하는데 기본물질로 우리 몸에 생명활동의 촉매인 효소로 중요한 역할을 하죠. 우유 1컵(180~200㎖기준)의 열량은 115~120㎉ 수준으로 부담 없지만 그마저도 부담이 되는 소비자들이 늘어 최근에는 저지방우유의 소비가 일반 우유에 비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작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우유를 대체할 영양 간식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유의 안전성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오염된 환경에서 항생제 사료를 먹인 젖소의 원유를 가공해서 먹는다는 게 께름칙한 것이죠. 또 유당 불내증으로 설사를 하는 소비자들의 고충도 있고요. 몸에 이로운지 애매한 상황에서 가격까지 비싸게 느껴지니 당연히 소비는 줄 수밖에 없는 형국인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여러 가지 이유로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군요. 그리고 최근 비싼 우윳값 논란도 거세게 일고 있어요. 분명 잉여원유가 늘고 있고. 그럼으로 인해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왜 우윳값을 내리지 않는지 의문이라는 것이죠. 사실 경제학의 수요공급법칙에 의하면 공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우유가격은 점점 오르고 있으니 불만이 있을 만 한데요. 기자님, 그에 관해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왜 우윳값을 내리지 못하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다 이유가 있습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유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닌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원유는 수요공급곡선을 벗어나 있는 상품입니다. 원유가격은 2013년부터 원유가격연동제에 의해 결정하고 있고 유업체들은 이 가격을 기준으로 낙농가와 계약을 맺어 집유를 시행하고 이를 제품으로 가공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원유생산이 통제가 어려운 데 있는데요. 젖소로부터 나오는 원유는 매일 착유해야만 하고 만약 제 때 착유를 하지 못하면 젖이 멈추거나 원유 내 체세포 수가 많아져 품질이 저하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업체는 낙농가의 현재 사육두수와 과거 생산 실적에 따라 연간 생산량이 정해지면 그 양을 전량 집유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혹시 제품판매가 줄어 원유가 필요량 이상 생산됐다하더라도 유업체 입장에서는 판매와 무관하게 계약에 의해 모두 집유해야 한다는 뜻이죠. 생산량 조절을 위해서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의 사육두수를 조절해야 하지만 2~3년 이상 장기간의 수요예측이 필요한데다 그 기간 동안 여러 변수가 있어 예측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런 이유로 줄어들고 있는 수요와 늘어나는 공급에도 우유가격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 거군요. 기자님, 그리고 그 외에 또 다른 이유도 있나요?

<조규봉 기자>
네. 비싼 원유가도 유업체에는 큰 부담이 되죠. 현재 한국의 원유기준가격은 리터당 940원으로 세계적으로도 비싼 수준입니다. 참고로 국가별 리터당 원유가격을 알려드리면 뉴질랜드 316원, 호주 502원, 미국 481원으로 이는 원가비중이 높은 낙농산업에 기인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소를 방목할 만한 광활한 초지가 부족하여 밀집집단 사육 방식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이에 따라 풀을 먹이는 대신 대부분 수입 사료에 의존하여 소를 기르죠. 또한 집단사육으로 인해 소의 경제 수명도 3년 정도로 다른 국가 평균인 6~7년에 비해 짧아 원유 생산비 자체가 높을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더욱이 생산원가에 기반한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해 시장원리에 의해 원유가격이 조절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2013년 정부는 원유가격 연동제를 도입했죠. 이전까지 낙농가와 유업체, 정부, 소비자단체 등이 모여 시장현황, 수급현황, 생산비 등을 고려하여 원유가격을 결정하였지만 협의 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원유가격연동제를 실시하면서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원유생산비 증가율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매년 원유가격을 결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아. 원유가경연동제 하에서는 수요공급에 대한 시장의 기능이 없이 생산원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의해 자동적으로 원유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된 것이군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이에 따라 2013년 원유가는 리터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2.7%로 올랐으며 우유뿐 아니라 우유를 사용한 가공식품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습니다. 2014년에도 원유가격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시장의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아 우유생산비가 4% 범위 내에서 증감할 경우 증감분을 누적하여 2년 마다 협상하는 것으로 보완책을 마련하여 원유가격 인상을 유예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사료가격 인상, 인건비 상승, 기타 농장운영에 필요한 비용 등 원유생산비가 낮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원유가격이 인상될 것은 자명한 일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럼 현재 전반적인 상황은 어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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