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다학제 진료, 생존율 2배 향상된다

기사승인 2014-07-25 15: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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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다학제 진료, 생존율 2배 향상된다

최근 암의 다학제 진료가 의료현장의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협진 치료 후 폐암환자의 생존률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는 지난 1997년부터 2011년 본원에 폐암으로 내원한 환자 4246명의 생존율을 병기별로 조사한 결과, 폐암 협진 진료가 시작된 2005~2011년 기간의 5년 상대생존률은 35%로 협진 이전 기간인 2000~2004년의 생존률 17%보다 크게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2011년 국가암등록통계의 2007~2011년 기간의 우리나라 폐암환자의 5년 생존률이 20.7%인 것을 감안해도 괄목할만한 결과다.


이 병원 폐암센터의 2005~2011년 5년 관찰생존율을 병기별로 보면 1기 80%, 2기 55%, 3기 22%, 4기 10%로 2000~2004년의 1기 54%, 2기 32%, 3기 9%, 4기 3%에 비해 모든 병기에서 골고루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관찰생존율은 임상연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출율로 관심질병을 가진 환자가 일정기간 동안 살아있을 확률이다. 또 2005~2011년 5년 상대생존율은 1기 87%, 2기 60%, 3기 24%, 4기 11%로, 2000~2004년의 1기 61%, 2기 35%, 3기10%, 4기 4%보다 높았다.

상대생존율은 환자의 관찰생존율을 같은 연도의 동일한 성과 연령을 가진 일반인구의 기대생존율로 나눈 값이다. 즉 통계청에서 발표한 연도별·연령별(1세간격)·성별 1년 생존율을 이용해 기대생존율(일반생존율)을 산출한 후 암환자들의 실제 생존율이 기대생존율의 몇 %인지를 계산한 것으로, 같은 환자군의 관찰생존율보다 비교적 높다.

전체 환자 4246명 중 남자는 68.3%인 2898명이고, 여자는 31.7%인 1348명 이였다. 환자의 나이 중앙값은 66세로, 주요 연령대별 비율은 40대가 7.65%인 325명, 50대가 19.74%인 838명, 60대가 34.31%인 1457명, 70대가 27.32%인 1160명, 80대가 8.53%인 362명으로 60대 환자군이 제일 많았다.

폐암의 병기가 확인된 3834명의 병기별 환자비율은 폐암 4기 환자가 50%인 1916명, 3기는 21.4% 822명, 2기는 9.2%인 352명, 1기는 19.3%인 740명, 0기는 0.1%인 4명으로 폐암이 이미 진행돼 수술로 치료가 어렵거나 혹은 이미 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말기로 진행된 상대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폐암 3~4기 환자 비율이 71.4%였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가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첨단 진단기법을 이용한 정확한 병기판정, 수술 후 회복시간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흉강경 수술의 확대, 최신 방사선 치료 적용, 다양한 폐암 신약제 치료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은 2005년부터 쌓아온 다학제 폐암 협진시스템의 도입이다.

폐암은 진단 후 5년 내에 85%가 사망하지만, 증상이 감기, 만성기관지염 등과 같은 질환과 유사해 조기에 알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폐암은 조기진단과 함께 폐암진단 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폐암은 아직 치료 방법 선별이 명확치 않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 질환이다. 병기가 전체 4단계로 나뉘며 3단계까지는 다시 A·B 형태로 세분화돼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과 예후가 각각 달라진다.

폐암은 의사 개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를 통해 암을 초기 발견하고 협력 치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어느 한 개 과가 아닌 여러 진료과의 다학제적 협진시스템이 필요한 질환이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는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소속 20여명의 전문의와 전문간호사가 탄탄한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장은 “폐암은 그 상태가 아주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환자가 별 불편함을 못느끼고, 다른 장기에 가려있는 폐의 특성 때문에 건강검진 때 흔히 시행하는 가슴 X선사진으로는 진단도 어려우며, 자각 증상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여 시간을 허비하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폐암을 조기발견 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협진을 통한 관련된 여러 전문의 의견 교환이 꼭 필요하며 조기발견하지 못하고 2기나 3기까지 진행된 환자는 수술은 물론 항암치료 등 암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적용해야 하므로, 환자중심의 협진시스템으로 신속하고 빠른 진료계획을 세우는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