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심장' 세계 최초 이식 성공

기사승인 2014-10-25 09: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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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심장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시드니의 세인트빈센트 병원 의료진은 최근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 3명에게 이미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호주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그동안 심장이식 수술은 장기 기증자가 뇌사상태에 빠져 심장이 뛰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기 때문에 심장이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호주 의료진이 이번에 세계 최초로 15~20분가량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심장병 환자들이 장기 이식의 혜택을 받을 길이 열렸다.

세인트빈센트 병원 외과의인 쿠무드 디탈 박사는 “이번 수술의 성공은 심장이식 수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며 “호주에서만 최소 20% 더 많은 환자들이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세인트빈센트 병원 심장이식팀은 그동안 동물실험 등을 통해 15~20분 정도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이식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를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안정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수술은 이뤄지지 못했다.

세인트빈센트 병원 의료진은 박동이 멈춘 심장을 적절히 보존한 뒤 되살릴 수 있도록 미국에서 개발한 이른바 ‘상자 속의 심장(heart in a box)’ 시스템과 자체적인 특수 보존법을 활용해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상자 속의 심장’ 시스템이란 이식용 심장에 산소가 담긴 혈액을 지속적으로 주입해 살아있는 사람 몸 안에 있을 때처럼 심장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처음 개발했을 때는 3~4시간 냉각보존이 가능했으나 최근 앞다퉈 기술 개선에 나서면서 지금은 최소 8시간 정도까지 늘어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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