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파도 사랑해 내 딸” 세계를 울린 부녀의 왈츠

기사승인 2014-09-16 2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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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용감한 소녀가 있습니다. 걸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지만 미소는 어느 누구보다 아름답습니다. 이 소녀가 아버지와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6월 유투브에는 ‘켄지와 아버지의 춤’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 켄지 케리(12)는 아버지가 끄는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등장합니다. 곱게 화장을 하고, 화려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한껏 꾸민 모습이네요. 마일리 사이러스의 ‘더 클라임(the climb)’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옵니다.


켄지의 아버지는 화려한 동작 없이 무대를 꾸밉니다. 딸을 태운 휠체어를 그저 음악에 맞춰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노래 중반부쯤엔 켄지를 휠체어에서 들어올리고 왈츠를 춥니다. 무대를 빙글빙글 돌며 허리를 뒤로 꺾는 등 제법 진지합니다. 관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갈채가 터져 나옵니다. 켄지는 환한 미소로 무대를 즐깁니다. 아버지가 켄지의 뺨에 키스를 하면서 무대는 마무리 됩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살고 있는 켄지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이 병 때문에 몸 세포가 공격당하고, 특히 뇌와 심장, 호흡기관의 고통이 심하다고 합니다.

켄지가 태어났을 때는 보통 아이들과 같이 건강했습니다. 그러나 두 살이 되기 전 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절망적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켄지는 늘 긍정적이고 밝았다고 하네요.

그런 켄지에게 작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또래의 여느 소녀처럼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이었죠. 딸의 소원을 알게 된 아버지는 용기를 내 무대에 함께 선 것입니다. 켄지의 아버지는 딸을 위해 몇 년 동안 딸과 함께 춤을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은 올라온 지 48시간 만에 25만뷰를 기록했고, 세 달이 지난 지금은 600만번 이상 재생됐습니다. 모금운동도 함께 진행됐는데요. 8개월 전부터 시작된 모금운동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지원이 더 늘었다고 합니다. 16일까지 17만 달러가 3788명에 의해 모였습니다. 켄지의 부모는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감당이 어렵던 치료를 이제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켄지와 아버지의 영상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합니다. 그러나 켄지의 미소와 켄지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눈빛은 우리의 눈물을 멎게 합니다. 슬퍼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만큼 위대한 것이 또 있을까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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