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추워지면 심해지는 ‘항문질환’

기사승인 2014-11-22 1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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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추워지면 심해지는 ‘항문질환’

입동(立冬)이 지나고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든 날씨입니다. 강원산간 지방은 물론 몇일전 서울에서도 새벽에 첫눈이 내리면서 초겨울이 찾아왔음을 알렸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과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 등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특히 다른 질환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겨울철 찬바람이 불면 괴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항문대장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입니다. 일명 치질 등의 항문 질환을 앓는 이들은 추운 날씨가 결코 반갑지 않다고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피부와 근육이 수축돼 혈관이 더욱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 고통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치질은 △항문쿠션이 늘어나 항문 밖으로 나오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 등이 포함되며, 가장 흔한 증상인 치핵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부릅니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경우, 변비나 항문괄약근 이상 때문에 항문 안쪽 정맥이 압력을 받으면 혈관에 피가 몰려 혈관이 부풀어 오릅니다. 이로 인해 피부가 늘어지고 혈관, 근육 등이 복합된 항문쿠션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 치핵이라고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와 근육이 수축되면서 혈관이 더욱 압박을 받게 되어 치핵은 더 심해지고, 겨울철에 치핵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치핵의 초기 증상은 배변 시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어나다가 중기에는 배변 후 피가 뚝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말기에는 배변과 상관없이 피가 나고 항문에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죠. 항문에 피가 나면 흔히 대장암을 의심하지만 암과 치핵은 발병 원인 자체가 다르며, 치핵이 오래 된다고 해서 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홍색 출혈이 아닌 검은 피가 보인다면 종양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전합니다.

치핵을 예방하려면 식사 후 3분 동안 이를 닦듯이 배변 후에도 항문을 깨끗이 닦아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항문이 여러 주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닦아내기는 힘들다는 것이죠.

가장 좋은 방법은 휴지로 약간 닦은 후 물로 씻어내는 것입니다. 특히 비데를 사용할 경우 높은 수압으로 설정해서 사용하면 항문에 지나친 자극으로 인해 출혈이나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데 사용시에는 무엇보다 적당한 수압 유지가 중요합니다.

치핵 예방에는 생활습관도 중요합니다.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줘야 합니다. 또한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면 아무래도 배변 시간이 길어져 항문이 오랫동안 높은 압력을 받아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어 삼가야 합니다.

변비는 치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변비로 인해서 치질이 악화되고, 또 치질로 인해 변비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전문가들은 채소류와 물을 많이 먹고 음식은 꼭꼭 씹어서 먹는 것이 중요하고, 달리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치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규칙적인 온수 좌욕도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불결해지기 쉬운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염증이 안 생기고 괄약근도 이완되기 때문입니다.

배변 직후와 잠자기 전에 좌욕을 하면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따뜻한 물에 하루 1~2회, 3분 정도 항문을 담그고 있는 것이 좋은데, 좌욕 후에는 반드시 항문 주위를 완전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해 치핵이 악화되는데 증세가 심해지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