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수지증후군’ 어떤 질환?

기사승인 2014-09-23 23: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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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구부릴 때 ‘딸깍’ 소리나면 의심

주부 K(55)씨는 얼마전 딸이 선물해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 만큼 스마트폰에 푹 빠졌다. 시집간 딸아이의 고민을 들어주며 메시지를 주고 받고, 인터넷 등산 카페에 손주 사진을 올릴 때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곤 했다. 젊은층 못지않게 스마트폰에 매료됐던 K씨는 어느 순간부터 엄지손가락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진단 결과는 이름도 생소한 ‘방아쇠수지(Trigger finger)’증이었다.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이계진 아나운서가 부인이 앓았던 ‘방아쇠수지증후군’을 언급하면서 모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방송인 임예진씨도 지나친 모바일메신저를 하다가 방아쇠수지증을 앓았던 경험을 토로했다.

◇손가락 구부릴 때 총 방아쇠 당기는 느낌, 심하면 손가락 펴기 힘들어

손가락에 반복적인 힘을 지속적으로 가하면 손가락 내의 힘줄, 근육에 외부의 충격으로 질병을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방아쇠수지(Trigger finger)’ 일명 방아쇠수지증후군이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릴 때 느낌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 마냥 딸각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구부리거나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딸깍’하는 소리가 나며, 심해지면 구부러진 상태로 손가락을 펴기 힘들어진다.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힘줄은 섬유형 터널인 활차를 통과하게 된다. 이 활차가 선천적으로 너무 좁거나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힘줄의 일부분이 굵어진다. 이런 이유로 손가락 힘줄이 활차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방아쇠수지가 발생한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이 걸렸다가 풀리는 순간 발생하는 소리와 방아쇠 현상을 느끼거나 딸깍 소리를 들었을 경우 의심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 초음파 검사와 MRI를 통해 힘줄의 비대나 부종을 확인해 진단하기도 한다.

방아쇠수지는 주로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부와 요리사, 운전기사, 운동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외부 충격보다는 선천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고 대부분 3세까지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노화나 여성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의 2013년 통계를 기준으로 남성 환자는 5만1485명에 그쳤지만, 여성환자는 11만3751명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50~59세의 여성환자는 5만92명에 달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동반되거나 당뇨가 있는 환자에게도 특별한 외상없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뚜렷한 경우는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대개 손가락 밑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고 초기에 미세하게 걸리는 느낌으로도 촉진할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손가락 힘줄이 부어있거나 힘줄 주위에 염증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초기는 운동치료, 증상 심하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이 질환이 가벼운 초기에는 냉찜질이나 간단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 바로 펴기 힘들고,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가 되면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를 1~2회 주사해 치료한다.

이상준 원장은 “방아쇠수지 현상은 초기일 경우 운동치료로 많이 회복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투여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하면 효과가 좋다. 1~2차례의 주사요법으로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활차를 약간 절개하고,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를 넓혀 주는 방식이다. 수술법은 손가락을 1㎝정도 절개한 후, 힘줄과 인대가 걸리는 부위의 터널을 찢어 넓혀주거나 기능을 방해하는 활차를 절개하는 방법이다. 국소마취로 수술 시간이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수술부위에 직접자극이 되는 것만 피하면 손 사용에는 제한을 두지 않아도 좋다.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가급적 장갑 등을 착용해 찬 곳에 손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미지근한 물에 손을 담궈 염증을 감소시켜 주고,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인철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해 환자들이 혼동하기도 한다”며 “방아쇠수지는 하나의 손가락 마디가 아프면서 손바닥이 딱딱해지는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하나 이상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장기간 통증을 호소하는 만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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