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다재다능’ 헨리의 솔직함, “군대 정말 싫지만 보람 느낄 때는…”

기사승인 2014-07-12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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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人터뷰] ‘다재다능’ 헨리의 솔직함, “군대 정말 싫지만 보람 느낄 때는…”

헨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부분 군복일 것이다. 한국의 군대에서 선크림과 선글라스, 노트북을 챙겨오던 엉뚱한 캐나다인 헨리는 알고 보면 슈퍼주니어 멤버라는 것 말고도, 솔로로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실력파 가수다. 솔로 1집 ‘트랩(Trap)’에 이어 ‘판타스틱(Fantastic)’으로 돌아온 헨리는 바이올린을 켜며 춤을 춘다. 수준급의 연주와 함께 펼치는 퍼포먼스는 3분가량의 짧은 음악방송 무대에서도 헨리에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11일 KBS2 ‘뮤직뱅크’ 대기실에서 만난 헨리는 대뜸 “조금 외롭다”고 말한다. ‘트랩’ 활동때는 피처링을 도와 준 같은 그룹의 규현과 샤이니 태민이 함께 있어서 즐거웠는데, 혼자 하니 부쩍 외로움이 깊다고. MBC ‘진짜 사나이’에 함께 출연하는 케이윌과 우연히도 음악방송 대기실을 같이 쓰게 돼 괜찮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매일 군대에서 보다가 여기서 보니 오히려 어색하다”고 말해 옆에 있던 케이윌의 웃음을 ‘빵’ 터트렸다.

헨리의 솔로 앨범 수록곡 6곡 중 4곡은 헨리의 자작곡이다. 자신이 만든 작곡팀 ‘노이즈뱅크’의 이름으로 출시한 수록곡들은 알고 보면 헨리가 만든 20여곡 중 추리고 추려진 보석들. 헨리는 “듣는 사람들의 인생에 스며드는 곡들이길 원했다”고 말한다. “연인들이 서로 싸우면서도 듣고, 연애하다가도 듣고, 자기 전에 편하게 듣는 곡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타이틀곡은 자신의 곡이 아닌 작곡가 켄지의 곡이다. 타이틀곡 욕심은 나지 않았냐고 물으니 “타이틀 감을 찾고 싶었지만 내 곡 중에서는 없었다”고 답했다. 솔직한 것이 헨리의 최대 매력이다.

헨리가 ‘판타스틱’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은 단지 퍼포먼스로 끝나지는 않는다. 알고 보면 어릴 적 다수의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자다. “아마 바이올린을 켜며 춤추는 사람은 전 세계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대중가수가 클래식 콩쿠르 우승 경력을 갖춘 데다 춤도 잘 춘다. 토론토 대학교와 버클리 음대라는 최종학력에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 불어 등 6개 국어 능통자이기까지 하다. 오죽하면 네티즌이 붙여준 별명이 ‘천재’일까. 그러나 이 같은 별명에 헨리 본인은 오히려 아니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할 줄 아는 게 많은 건 사실이지만 모든 걸 다 제대로 못 해요.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영어밖에 없는 것 같은데 요즘은 영어도 다 까먹은 것 같아요. 하하. 연습하려고 하는데 군대 가야 해요!” 마지막은 숫제 비명이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니 ‘진짜 사나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헨리는 ‘진짜 사나이’ 이야기를 꺼내자 “한국 남자들은 정말 멋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예능 프로그램 자체는 재미있지만, 군대가 힘든 것은 헨리도 여느 한국 남자들과 똑같다. “솔직히 군대 자체는 힘들고 싫어요. 군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게 말하는 헨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다. “그런데 최근에 길에서 만난 어떤 아주머니가 다가오셔서 제 덕분에 우울증을 고치셨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를 TV에서 보고 즐겁게 웃으시다 행복감을 느끼셨다고 하셨죠.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얼마 전에도 길에서 군인들을 보고 존경스럽고 멋지다고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다가가 빵과 마실 것을 선물했어요. 정말 고생하신다고 격려도 제 나름대로 했어요.”

재능 넘치는 헨리가 나중에 되고 싶은 것은 영화감독이라고.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은 음악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피아노 치는 장면 정말 멋져요. OST도 직접 작곡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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