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정지 2라운드… 시장은 잠잠한데 이통사들은 진흙탕 싸움

기사승인 2014-04-21 0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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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IT] “그렇게 파는 곳 없습니다. 이 가격도 주말 특가로 나온 거예요.”

20일 서울 영등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갤럭시S5를 싸게 살 수 없냐고 묻자 판매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LG유플러스 단독으로 영업을 하는 터라 ‘특별한 가격’을 제시할 거라 생각했지만 65만원이 주말 ‘스팟’ 가격이라고 했다. 갤럭시S5 출고가 86만6800원에서 보조금이 21만원 가량 지급된 수준이다. 판매원은 “내일이면 다시 원래 가격으로 돌아간다. 살 거면 지금 빨리 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가 2라운드로 접어든 가운데 시장은 ‘쿨 다운’(cool down·과열 양상이 진정된 고요한 상태)을 유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최근 하루 번호이동 숫자는 8000~9000명 안팎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기준으로 삼는 하루 2만4000건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과다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영업정지 상황에서 다시 불법 보조금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이동통신사들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서비스 강화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4개월 이상 단말기를 사용한 고객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4만원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기본료 8만원인 ‘LTE8 무한대 80’의 경우 기존 1만8000원 할인에 추가로 1만5000원의 요금을 인하 받을 수 있다. 월 4만7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이동통신 3사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으며 오랜만에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최근의 보조금 안정 분위기를 반긴다.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번호이동이 급증하면 일시적으로 가입을 제한하는 ‘번호이동 자율제한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통과되길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단통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이동통신 3사와 협의해 보조금 공시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보조금 경쟁은 잠잠하지만 상호 비방전과 폭로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경쟁사가 영업정지 기간에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급기야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최근 이통사 임원들을 불러 이어 “최근 이동통신 3사가 보여주는 모습이 사업정지를 초래한 상황을 자중·자숙하는 모습인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협력관계인 제조사와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팬택과 협의 없이 베가 시크릿 업의 출고가를 37% 인하한다고 발표해 갈등을 빚었다. 앞서 SK텔레콤은 갤럭시S5 조기 출시를 강행하면서 삼성전자와 불편한 상황을 연출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차별화할 수 있는 게 단말기밖에 없다보니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임세정 기자 snoopy@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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