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선 퇴진’ 신격호의 인생…‘5만엔’ 공장 창업에서 억만장자 대열까지

기사승인 2015-07-28 17:13:55
- + 인쇄
롯데 ‘2선 퇴진’ 신격호의 인생…‘5만엔’ 공장 창업에서 억만장자 대열까지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신격호(94·사진)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1922년 경남 울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난 신 총괄회장은 만 19세였던 1941년에 사촌형이 마련해준 약간의 여비를 손에 들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학비를 벌기 위해 신문과 우유 배달을 하던 신 총괄회장은 사업가였던 일본인 하나미쓰에게서 5만엔(약 47만원)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 돈으로 1944년 도쿄 근교에 윤활유 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고, 신 총괄회장의 공장은 미군의 폭격을 받아 가동도 해보지 못하고 불타 버렸다. 20대 초반의 청년 신격호에게 5만엔의 빚만 고스란히 남게 됐다.

신 총괄회장은 해방 후에도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친구들의 권유를 뿌리쳤다. “나를 믿고 돈을 빌려준 사람을 모른 척하고 떠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일본에서 다시 우유 배달을 시작했고, 공사판 일을 병행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이렇게 해서 1946년 도쿄에 ‘히카리특수화학연구소’라는 공장을 짓고 비누 크림 등을 만들어 팔았다. 당시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하루 200곳이 넘는 상점에 물건을 납품했다고 한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1년 반 만에 빚을 다 갚고 1948년 제과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어 미군이 주둔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껌 사업의 성공을 거둔다.

제법 큰돈을 만지게 된 그는 자본금 100만엔, 종업원 10명의 법인사업체를 만들고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이름인 ‘롯데’를 따 간판도 내걸었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20개국에 74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의 첫 걸음이었다.

껌 사업에서 소위 ‘대박’을 친 그는 1961년에 초콜릿 사업으로 눈을 넓혔고, 초콜릿 제조를 위해 유럽에서 최고의 기술진과 시설을 들여와 다시 사업가로서의 수완을 발휘한다.

롯데는 이후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 식품’ 메이커로 부상했다.

일본에서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한·일 수교가 맺어지며 길이 열리자 1967년 국내에 롯데제과를 설립해 모국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신 총괄회장은 이후 국내에서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확장한다.

1974년 칠성한미음료를 인수해 롯데칠성음료를, 1977년 삼강산업을 인수해 롯데삼강을 각각 세우면서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1973년에는 롯데호텔을 열어 관광산업 현대화의 기반을 마련했고, 1979년에는 롯데쇼핑을 설립해 유통 현대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1978년에는 평화건업사(현 롯데건설)를, 이듬해에는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인수해 건설과 석유화학 산업에도 진출했다.

식품·관광·건설·화학 등 진용을 갖춘 신 총괄회장의 롯데그룹은 1980년대 고속 성장기를 거친다.

롯데호텔은 1988년에 소공동 신관과 잠실 롯데호텔을 열고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일조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롯데월드도 관광 인프라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소신과 열정이 빚어낸 작품이다.

이런 고속 성장에 힘입어 신 총괄회장은 1990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0년대 편의점(코리아세븐), 정보기술(롯데정보통신), 할인점(롯데마트), 영화(롯데시네마)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신 총괄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부회장으로 경영수업과 함께 실무를 맡은 이후에도 그룹의 주요 사업을 챙기면서 온라인쇼핑(롯데닷컴 설립)·SSM(롯데슈퍼)·카드(동양카드 인수)·홈쇼핑(우리 홈쇼핑 인수) 등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롯데그룹을 재계서열 5위에 올려놓았다.

이처럼 70여년의 세월을 철저한 경영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신 총괄회장은 아들 형제인 신동주-동빈의 ‘왕자의 난’으로 경영 2선으로 물러서게 됐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레이싱모델 정정아, 시스루 사이로 드러난 볼륨 가슴에 눈길이.

[쿠키영상] "화끈한 노출과 신나는 춤"…삼바 댄서 거리 공연

[쿠키영상] "용수철같은 탄성"…멋진 춤 실력 뽐내는 댄서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