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허니버터칩의 무서운 진실” 괴소문 확인해 보니…

기사승인 2014-11-25 15: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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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허니버터칩의 무서운 진실” 괴소문 확인해 보니…

과자시장은 지금 꿀과 버터를 바른 감자의 향연입니다.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 도·소매점을 강타한 해태제과의 히트상품 ‘허니버터칩’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허니버터칩을 맛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점원이 과자 진열대에 허니버터칩을 채우면 손님은 금세 들고 나갑니다. 또 채우면 또 사라지죠. 품귀 현상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습니다. 손님들의 문의를 견디지 못하고 입구에 ‘허니버터칩 품절’이라고 붙인 매장도 적지 않습니다. 출시 100일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니 ‘허니버터칩 대란’이란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허니버터칩을 중심으로 괴소문도 많습니다. 마약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했다는 ‘마약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수십년간 연구한 제조법을 해태제과에 넘겼다는 ‘창조경제설’, 제과업계가 질소과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합심하고 수익을 나누고 있다는 ‘물타기설’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25일 SNS에는 새로운 내용의 괴소문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일본 극우설’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요즘 인기가 많은 허니버터칩은 일본산 과자를 우리나라에서 현지화한 상품이라고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이 말해준 바로는 허니버터칩엔 무서운 비밀이 있다고 한다. 수익금의 일부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영입하는 운동의 자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독도를 위해 다른 감자칩을 먹어야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이…’와 ‘…라고 한다’는 서술 방식만 봐도 신뢰를 담보하기 어려운 주장이죠. 하지만 괴소문이라고 마냥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 반나절을 넘기지 않고 1000건 이상의 리트윗을 기록했습니다. 트위터 검색창에서 ‘허니버터칩의 진실’이나 ‘허니버터칩의 음모’라는 키워드가 자동으로 완성될 만큼 괴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한 가지 사실엔 다가갔습니다. 해태제과는 합작사인 일본 가루비가 현지에서 한정 판매한 ‘행복버터칩’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허니버터칩’을 생산했습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현지화한 상품은 아니지만 아이디어의 근원이 일본 합작사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일부 사실을 재조합한 허위 사실이라는 점이 괴소문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해태제과는 괴소문에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업체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가루비의 행복버터칩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지만 우리나라에서 2년간 연구해 생산한 상품”이라고 밝혔습니다. 내수가 90% 이상인 업체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 야욕에서 은밀하게 자금원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입니다. ‘마약설’이든 ‘창조경제설’이든 ‘물타기설’이든 ‘일본 극우설’이든 모두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증명하는 괴소문들일 겁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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