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허그가 자연스런 문화’ 샘앤파커스 입장문 시끌시끌… 전우용 “많이 아픈 출판사”

기사승인 2014-09-19 09: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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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허그가 자연스런 문화’ 샘앤파커스 입장문 시끌시끌… 전우용 “많이 아픈 출판사”

‘샘앤파커스 성추행’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샘앤파커스 임직원이 18일 페이스북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 했으며, 구성원들이 프리허그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한 것을 놓고 기가막히다는 반응이네요.

샘앤파커스 임직원은 이날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일련의 사태에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일부 내용이 곡해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공개문 한번 보실까요?

“지난해 7월, 직원 A씨에 의해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임원이 행위를 강력 부인했지만 저희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물어 해당 임원을 즉시 퇴사처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A씨가 해당 임원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7월 최종 고검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저희는 객관적으로 사건을 볼 수 있는 검찰의 판단을 존중했고, 9월 1일자로 해당 임원을 복직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건에 대해 제정신청이 이루어진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점, 그리고 해당 임원의 복직에 다시 상처 받을 것이 분명한 A씨의 심정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점,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뭐 그럭저럭 수긍이 가는데요. 마지막 문장이 좀 이상합니다.

“저희는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항상 말해왔습니다. 그래서 상하간의 권위를 털어내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문화를 지향해왔습니다. 서로를 아끼는 의미로 구성원들이 서로 프리허그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였습니다.”

흠 프리허그가 자연스러운 문화라니. 조직사회에서 이게 가능한가요?

어쨌든 이 시큼털털한 입장문 때문에 또 다시 인터넷 여론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죄송하단 말 대신 변명으로 점철된 것 아닌가요. 좋아보이진 않네요.”

“여기 다니는 사람들 불쌍하다 이런 윗사람들 밑에서”

심지어 다른 출판사에서조차 이 입장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린비출판사측은 트위터를 통해 “쌤앤파커스의 입장문이 올라왔습니다.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 했으며, ‘상하간의 권위를 털어내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문화를 지향’해 왔으며, ‘프리허그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였다고 합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우용 사학자는 이를 두고 트위터를 통해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해명에 따르면, 아버지가 딸을 오피스텔로 불러들여 옷 벗으라 하고 키스하는 ‘가족 관계’를 지향했다는 건데, 정말 아파도 많이 아픈 출판사군요”라고 힐난했습니다.

그는 또 “쌤앤파커스가 베스트셀러 제목에 담은 본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그대로 가만히 좀 있어. 아프니까 청춘이다 = 아파도 참아. 가끔은 제 정신 = 늘 제 정신이면 견디기 힘들어유머가 이긴다 = 그냥 웃고 잊어버려”라고 적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