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블루칩] 정유미 “진짜 사랑하기 위해, 김래원 사진 방안에 붙여놨죠”①

기사승인 2011-10-22 0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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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블루칩] 정유미 “진짜 사랑하기 위해, 김래원 사진 방안에 붙여놨죠”①

[쿠키 문화] 영화 ‘도가니’의 정유미가 아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출연 중인 바로 그 정유미다.

SBS 월화드라마‘천일의 약속’에서 정유미는 극중 부잣집 딸 노향기 역을 맡았다. 천진할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지형(김래원)이 좋아서 그와의 결혼을 의심해본 적 없고, 지형의 앞에서는 자기 의견도 자존심도 없을 정도다.

“잘 차려놓은 밥상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긴장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죠. 김 작가님 작품은 시청자의 반응도 즉각적이에요. 그러한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무조건 열심히 하려고요.”

이제 겨우 2회가 방송됐을 뿐인데, 벌써 인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극중 부잣집 딸로 나오는 만큼 고급 의류 협찬이 절실했는데, ‘신인이라 힘들다’고 거절하던 브랜드에서 방송 후 먼저 연락이 올 만큼 파워를 실감했다.

“명품이나 고가 브랜드 협찬이 안돼서, 대본 리딩이 끝나고 다 같이 회의를 하기도 했어요. 한 선배님은 ‘가방은 내꺼 빌려 주겠다’고 하실 정도였죠.(웃음)”

진짜 노향기가 되기 위해 스스로 주문도 걸었다. 김래원의 사진을 방 안 곳곳에 붙여놓고 드라마 속 캐릭터처럼 사랑하기 위해 애썼다. 극중 수애와는 본의 아니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사이. 그는 수애에 대해서는 “말 수도 많지 않고 조용하신 성격인데, 내재돼 있는 에너지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내 성격과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어요. 한 사람 밖에 모르고 지고지순하고 어쩌면 바보같기도 했으니까요. 처음엔 몰입이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같은 강한 캐릭터가 연기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남자의 말에 눈물 쏟고 또 한 마디에 기뻐하는 그러한 감점 변화들이 쉽지 않더라고요. 작가님 특유의 대사 처리도 마찬가지고요.”

드라마는 심각한데, 홀로 ‘바람에 날리는 풍선처럼’ 보일까봐 목소리 톤을 낮췄더니, 오히려 캐릭터를 밝게 살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드라마의 색채에서 유일하게 환한 빛을 머금고 있는 인물인 셈이다.


선배 연기자 박영규는 “향기라는 역은 원래 향기 같은 애가 들어와서 해야지, 아닌 애가 들어와서 하면 힘들다”라며 “너(정유미)는 정말 딱 향기 같은 애인 것 같다”고 말해 용기를 북돋아줬다.


동명으로 인해 웃지못할 일도 많이 겪었다. 정유미는 드라마의 반응이 좋아 들뜬 모습이면서도, 이름에 대한 질문에는 사뭇 진지해졌다.

“몇 년 전부터 이름을 바꾸려고 회사 분들이 작명소에도 가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는 터라 이미 영화 포스터와 각종 홍보 자료에 ‘정유미’라는 이름이 인쇄돼 있어 다음으로 계속 미루게 됐어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꼭 이름을 바꾸려고 했는데 곧 개봉하는 3개의 영화 ‘원더풀 라디오’, ‘너는 펫’, 중국영화 ‘군자도’에 이미 제 본명이 들어가 있는 상태라 또 접어야 했어요.”

이제는 거의 포기 상태다. 그는 “매니저가 어느 날 영화감독에게 내 사진과 프로필을 전해주고 한 시간 동안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데 뒤늦게 다른 정유미로 착각한 것을 알게 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아마 그쪽도 동명으로 인해 피해가 많을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서로 ‘윈윈’ 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천일의 약속’은 정말 많이 배우는 작품일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순발력이나 감정의 폭 등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아요. 또한 스태프나 감독님, 작가님 대하는 느낌도 사뭇 다르고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느껴져요. 이번 작품을 통해 인지도를 넓히는 것을 떠나 호흡이 긴 작품을 끝까지 함께 했다는 자체가 영광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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