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 후 ‘급성 콩팥병’, 알부민 치료로 절반 가량 줄인다

기사승인 2016-05-23 1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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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 후 ‘급성 콩팥병’, 알부민 치료로 절반 가량 줄인다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심상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 ‘급성 콩팥병’을 알부민 치료로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인철·이은호 교수, 흉부외과 이재원·정철현 교수(사진 왼쪽부터)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아야 하는 성인 환자 중 저알부민혈증을 보인 220명을 선별해, 그 중 102명에게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 투여 후 수술을 시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220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합병증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약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이자 미국마취과학회 공식학술지 ‘마취학(Anesthesiology)’ 5월호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심장수술은 혈류량과 혈압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수술 중 하나로 몸 속 많은 혈관에 큰 부담을 준다. 또한 수술시 쓰이는 약물의 독성 물질은 혈전 생성이나 혈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모세혈관 덩어리로 구성돼 있는 콩팥을 망가뜨리기 쉽다.

현재까지 급성 콩팥 손상의 합병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진 고령, 체질량지수, 수술 전 콩팥 기능 상태, 간질환, 당뇨, 말초혈관질환 등에 대한 교정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알부민이다. 알부민은 혈장 속 단백질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물질로, 독성물질의 중화 및 운반, 단백질 저장 등의 역할과 함께 모세혈관 내로 액체를 잡아 놓은 혈장교질 삼투압을 조율한다.

알부민이 정상 수치(3.5∼4.0g/dL) 보다 떨어지면 이 역할이 원활하지 않게 돼, 노폐물이 몸 안에서 제거되지 않고 혈관도 손상되면서 결국 콩팥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심장 수술 후 콩팥 손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고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 저알부민혈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연구했다.

수술 전 혈장 알부민 수치가 4.0 g/dL미만인 220명의 대상 중 102명에게 마취 유도 직후 관상동맥우회술이 시작되기 전에 알부민 용액을 투여했다. 20%의 농도의 알부민 용액은 102명의 알부민 수치에 따라 3.5 g/dL이상 4.0 g/dL미만인 경우 100 mL, 3.5 g/dL미만인 경우 200 mL, 3.0 g/dL미만인 경우 300 mL로 투입량을 각각 달리했다.

220명 중 나머지 118명 대조군의 경우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방법과 양으로 생리식염수를 투여했고, 수술 후에는 국제 기준(Acute Kidney Injury Network; AKIN)에 따라 급성 신장 손상의 발병 유무를 추적 관찰했다.

혈장 알부민 수치가 수술 후 48시간내 0.3mg/dL 증가하거나 7일내 1.5배 증가한 경우 급성 콩팥 손상으로 진단했다. 알부민을 투여한 환자군의 발생률은 13.7%, 그렇지 않은 환자군은 25.7%로 나타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경우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47% 가량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저알부민혈증은 혈액 속 단백질 물질 중 하나인 알부민이 저하된 상태로, 콩팥 손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하지만 알부민 저하가 심장수술 후 합병증인 급성 콩팥 손상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지와 저알부민혈증의 교정으로 인한 효과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었다. 따라서 연구팀은 저알부민혈증을 지닌 수술 환자를 교정군과 비교정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 이번 연구를 통해 저알부민혈증이 심장수술 후 콩팥 기능을 떨어드리는 독립적 위험 인자로 확인됐고, 동시에 수술 전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미리 투여해 이러한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특히 수술 전 알부민을 투여해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은 안전하면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따라서
수술 후 합병증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콩팥병을 예방해 심장병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최인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어떤 방법보다 심장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알부민이 혈관 내 돌아다니는 독성 물질을 붙잡아 완화시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가져오며, 나아가 콩팥의 혈류량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심장 수술 후 발생하는 콩팥 손상의 합병증을 막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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