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 본격 가동…암환자 맞춤치료 선도

기사승인 2016-04-29 00:07:55
- + 인쇄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 본격 가동…암환자 맞춤치료 선도

라인스캐니 방식…암 조직만 정밀 타격

[쿠키뉴스=송벼기 기자] 삼성서울병원(원장 권오정)이 지난 2008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암병원을 설립한 지 8년 만에 ‘양성자 치료기’ 시범운영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 치료기 도입으로 수술에서부터 항암, 방사선치료에 이르기는 현존 암 치료법 풀라인업을 완성해 국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암 정복을 향한 세계 경쟁에서도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게 역량 결집에도 나선다.

권오정 원장은 “학문적 융복합의 결정체인 양성자 치료기는 암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료 후 삶까지 입체적이고 포괄적 방식으로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빛의 60% 속도로 암 타격한 뒤 소멸…부작용 최소화

본격 가동되는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르는 특성 덕분에 양성자가 암에 도달하기까지 다른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양성자 치료는 폐암, 간암, 뇌종양, 두경부암 등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모든 암에서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아암 환자의 경우 완치 후 생존기간이 길어 방사선에 노출된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양성자 치료는 이러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 때문.

또한 양성자 치료는 일부 암에서 유일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희귀암 중 하나인 척색종은 중추신경에 근접해 있어서 수술도 어렵고 기존 방사선에 저항성이 강하지만, 양성자 치료를 이용하면 약 70~80%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양성자치료는 환자들의 치료 후 삶까지 고려해 디자인돼 앞으로 방사선 치료의 미래를 이끌 장비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성자 치료기 2기 가동, 환자 맞춤 치료 적용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가 보유한 장비는 양성자 치료기 중에서도 가장 앞선 모델로 평가된다. 환자안전을 위해 주변 정상조직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치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최첨단 기능을 대거 갖췄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보유한 양성자 치료기는 일본의 아이자와병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속 라인스캐닝 방식의 치료법을 채택했다. ‘라인스캐닝 방식’은 양성자 빔을 치료목표 종양부위를 선을 쌓듯 쏘는 방식으로, 기존의 점을 찍는 방식(스팟 스캐닝)에 비해 누락이나 중첩 부위가 발생하지 않아 더욱 정교하고 빠른 것이 장점이다.

암의 모양에 따라 양성자빔을 수십 개로 나눠 방사선량을 달리해 쏠 수 있는 최신형 세기조절 기능 IMPT(Intensity Modulated Proton Therapy)도 탑재됐다. 암이 있는 부위에만 방사선 세기를 강하게 하고 나머지 정상 부위에는 양성자가 도달하지 않도록 하여 정밀성과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기는 몸 속 암의 위치를 3차원 영상정보를 통해 정확하게 찾아내도록 돕는 첨단 장비인 콘빔CT를 장착했다. 양성자 치료 계획을 세울 때 CT를 찍어 암의 위치를 1차로 파악한 뒤, 실제 양성자 치료 시에도 환자가 누운 위치나 자세에 따라 암이 같은 자리에 있는지 콘빔CT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 숨결에 암의 위치도 미세하게 틀어지는 것에 대비한 호흡동조시스템도 특징이다. 치료 전 4차원 특수 CT를 찍어 숨쉴 때 암과 장기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파악하고, 실제 치료 시 실시간으로 호흡상태를 모니터 하여 일정한 호흡주기에서만 양성자를 쏘도록 하는 장비다.


최두호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장은 “환자 개개인에 맞춰 최적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희망은 이 곳에서 시작된다는 센터 비전처럼 최선을 다해 환자 치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자 기반 포괄적 암치료 제공…환자 안전 최우선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는 본관 정문 건너편 지상 6층, 지하 4층, 연면적 1만4443㎡(4369평) 규모의 별도 건물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됐다. 높이 10m, 무게 170톤에 달하는 양성자 치료기 2기를 포함한 치료공간 전체를 2.3m 두께의 순수 강화콘크리트벽으로 빈틈없이 차폐벽을 세웠다.

또 내진설계 기준에 따라 강도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끔 지어졌으며, 폭우나 갑작스런 정전 등 각종 재해에도 대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양성자치료센터는 쾌적하면서 독립적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센터 내 진료실과 치료실, CT 모의치료실, 마취회복실, MRI 검사실 등을 따로 마련하여 환자 동선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와 함게 양성자치료센터에서는 치료 기간 중 환자 대부분이 중증 암환자라는 점을 고려해 운동, 영양, 심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웰니스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양성자 치료는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모의 치료를 거쳐 치료설계 후 본격적 양성자 치료는 평균 20회 가량 진행된다. 1번 치료를 받을 때 마다 평균 30~60분 정도 소요되며, 치료대상은 각 암종별 다학제 진료에서 결정된다.

임도훈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은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계기로 국제적인 암 치료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진료와 연구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암환자의 건강 회복을 돕는 진정한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songbk@kukinews.com

세계 16 개국 문자로 표현한 '웃음'

[쿠키영상] '신비의 도시' 마추픽추 바위 뒤에서 포착된 회색의 외계인?

[쿠키영상] 배가 전복되는 아비규환의 현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