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돼지 국내 첫 생산…알츠하이머 치매 연구 적용

기사승인 2016-04-28 09: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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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돼지 국내 첫 생산…알츠하이머 치매 연구 적용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나타내는 ‘치매 연구 돼지 모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치매는 70%가 알츠하이머성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여 발생한다.

서울대 연구팀(신경외과 백선하·수의과 이병천 교수)은 치매를 유발하는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 관련 유전자를 가진 ‘알츠하이머 치매형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세포복제를 통해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했다. 형질전환이란 인위적으로 외부 유전자를 주입해 동물의 유전형질을 바꾸는 것이다. 유전형질이 바뀌면 2세, 3세도 주입된 유전자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선행 물질인 아밀로이드 전구체 유전자(APP)를 대리모 돼지에 이식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과다 발현하도록 유도한 끝에 유전형질이 바뀐 돼지를 생산했다. 향후 이 돼지가 낳는 새끼는 모두 치매에 걸릴 운명을 갖게 된다.

연구팀은 이 돼지를 장기간 관찰한 결과, 2살이 된 돼지의 뇌 영상(PET-CT, MRI)을 통해 정상 돼지보다 포도당 대사의 감소와 뇌실 확장 및 뇌 피질이 확연히 위축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연구팀은 곧바로 이 형질전환 돼지의 생산기술에 대해 특허을 출원했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경험이 향후 영장류를 이용한 인체 질병 모델에 적용되면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난치성 뇌질환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파킨슨병 모델 돼지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병천 교수는 “동일한 유전자를 갖는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한 치매 모델 개발은 향후 치매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유전체 교정 전문기업인 툴젠, 옵티팜 메디피그(실험용 동물 전문 업체), TS대한제당(생명산업 전문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newsroom@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