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ITU전권회의 기니대표단의 인천공항 출국 조치로 본 에볼라 공포

기사승인 2014-10-25 0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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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ITU전권회의 기니대표단의 인천공항 출국 조치로 본 에볼라 공포

에볼라바이러스의 대표적 피해지역 중 하나가 ‘기니’인데요. 지난 23일 기니국적 2명이 ITU 전권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후 과정이 참 착잡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10월20일부터 11월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에는 190여개국 ICT분야 장관 등 3000명이 참석해 열리고 있는데요 문제는 에볼라 발병 3개국(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대표단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 강하게 반대움직임이 일어난 것입니다.

대형 행사가 시작전부터 에볼라로 삐걱거리자 정부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는데요 참석하겠다는 국가 대표단을 오지말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국내여론을 무시하자니 행사가 잘 치러질 것 같지도 않은 것이지요.

결국 정부는 여론과 성공적인 행사개최를 위해 3개국과 접촉에 나섭니다. 바로 ITU 전권회의에 불참해주시면 안되겠냐는 것이었지요. 만약 참석을 하려면 출국전 확실한 검역을 거치고 한국에 와서도 검역과 지속적인 관리를 받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분이 상했는지, 아님 이 같은 조치에 공감했는지 모르겠지만 대회 개최 2틀 전인 지난 18일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공식통보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해당국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누가 봐도 뻔한 멘트이지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5시17분 ITU 전권회의 참석차 기니대표단 2명(남·여 각 1명)이 아랍에미리트 항공을 통해 기니에서 두바이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입니다. 이후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진료소로 격리한 뒤 발열체크 등 문진을 실시해 2명이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정부 당국은 2명에게 ITU 전권회의 불참대상임을 통보한 뒤 자진 출국을 권유했고, 기니국적의 2명도 뒤늦게 불참 대상임을 인지한 뒤 자진 출국 의사를 밝혀 23일 23시55분 EK323항공편(에미레이트 항공, 두바이행)으로 출국했다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또 기니 정부가 ITU 전권회의에 대표단을 참가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나 2명은 이를 모른 채 입국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23일 오후 11시 넘어 출입기자들에게 이같은 사안에 대해 긴급브리핑이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아주 발 빠른 대처로 보입니다.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 에볼라바이러스는 무서운 대상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감염이 되지도 않은 사람을 되돌려 보내는 것은 과잉대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에볼라가 공기감염이 된다는 루머입니다. 공기감염의 경우 순식간에 퍼질 수 있어 영화 ‘감기’처럼 한 지역이 순식간에 집단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지만 현재까지 에볼라는 일반인 사이에서 공기감염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의료현장에서 응급환자 처치과정에서는 에어로졸로 감염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볼라에 대한 루머 확산과 여론의 반발 움직임은 정부의 행동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상의해 제대로 된 기조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면 국민들의 불안감은 줄어들 것이고, 감염되지도 않은 사람을 피해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국내에 들어오기조차 못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만약 에볼라 피해지역이 상대적으로 빈곤한 아프리카쪽이 아닌 우리나라와 최근 많은 사업을 진행하는 중동이나, 아님 미국·유럽이었다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과연 그때도 ‘안오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정부가 애볼라 피해지역 파견 보건의료인력 공모에 들어갔는데 만약에라도 이들이 에볼라에 감염될 경우 국내로 이송돼 치료받기 위해 들어올 수 있을까도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치료대책
중 하나로 제시한 치료 경험이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받아줄지도 의문이고요.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은 사람과 유인원에 감염 시 전신에 출혈을 동반하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법정 전염병 제4군에 해당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혈액 또는 분비물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분비물에 오염되어 있는 기구를 통한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잠복기는 최대 21일로 보고 있습니다. 발병하고 5~7일째에 대개 구진 같은 피부발진이 나타나고, 이후에 피부가 벗겨지는데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성 감염의 경우 치사율은 약 7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