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에 수면마취 상태 환자는 8분 동안 아무 조치 없이 방치

기사승인 2014-10-01 16: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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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에 보험사 직원들 참여 ‘자격 논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의 이비인후과 압수수색 사건과 관련, 의사단체가 사건의 명확한 진상파악과 관계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1일 코성형 전문 이비인후과의원을 경찰과 보험회사 직원들이 불법으로 압수 수색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고발장 접수를 위해 연 기자회견에서 “무고한 이비인후과 의원을 경찰과 보험사 직원들이 불법 압수수색을 했다. 명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해당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민간 보험사 직원의 금감원 직원 사칭, 해당 의사의 보험 사기 의혹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의총이 1일 배포한 ‘코성형 전문 이비인후과의원을 경찰과 보험회사 직원들이 불법으로 압수 수색한 사건과 관련하여’라는 성명서에는 송00, 권00, 한00 : 송은 삼성생명직원, 나머지 둘은 LIG 직원임, 건보공단 서울지역본부 백00: 수색 시 불참, 건보공단 서울강남서부지원 하00.

압수수색영장에는 동원 인원이 차00 경위 포함 10명(별관 입원실 포함)인데, 실제 병원과 입원실 및 병원장 자택 수색에 참여한 사람은 25명임 ? 영장에도 없는 김00 외 14명 정도의 LIG보험회사 직원들이 불법적으로 참여함

금감원 보험조사국 특별조사팀 TF라는 부서는 없으며, 특별조사팀이라는 부서는 존재하나 이 부서의 역할은 보험회사의 불법 부당한 행위에 대해 감독하는 기구이지 병원을 감독하는 기구가 아니고, 이 부서에 파견된 민간보험회사 직원은 김00(LIG), 송00(삼성생명)가 전부임.

그런데 영장에는 권00, 한00(LIG), 송00(삼성생명) 위 3명이 금감원 주관 수도권TF팀으로 기재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였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의총에 설명에 따르면 경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감원 주관 수도권지역조사TF팀’이라는 조직이 명시돼 있지만, 해당 팀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수색에 참여한 보험사 직원 3명 중 1명은 금감원에 파견되지도 않은 일반 보험사 직원이었다. 또 영장에는 동원인원이 10명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실제 압수수색에 참여한 인원은 25명이었다.

전의총은 또 경찰이 수술 중 환자의 진료를 위험하게 하고 생명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수술방 출입에 대해 원장의 허락이 전혀 없었으며, 수면마취의 특성상 환자의 호흡상태와 혈중산소포화도가 더 쉽게 변할 수 있음에도 경찰과 보험사 직원이 수술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원장의 수술을 방해하고 환자를 약 8분 간 방치하게 만들었다.

수술을 시행한 해당 이비인후과의 안 모 원장은 “환자는 수술 후 큰 문제는 없었지만 회복이 늦다”며 “수면마취 중 방치로 인해 회복이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 원장의 보험사기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이뤄진 수술이라며 경찰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러한 주장은 전의총이 대한안면성형학회에 안 원장이 시술한 ‘비중격교정-비성형술’에 대해 질의를 했고, 답변으로 정당한 진단과 수술이 이뤄졌다는 내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당시 수술을 위해 수면마취 상태에 있던 환자 명 모씨도 참석해 심경을 밝혔다.

명씨는 “수술이 끝난 후 수술실에 경찰과 보험사 직원이 들어왔었다는 말을 들은 뒤, 당황스럽고 끔찍했다”며 “겪지 않아도 되는 불미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적 소송을 제기하겠냐는 질문에는 “추후 상황을 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의총은 기자회견 이후 관련자들을 허위 공문서 작성, 병원 영업방해,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며 오는 2일 오전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LIG보험사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