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가 둔 악수 셋이 낳은 최악의 결과 ‘방출’… 누가 이기적인가

기사승인 2014-09-30 1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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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가 둔 악수 셋이 낳은 최악의 결과 ‘방출’… 누가 이기적인가

소녀시대 제시카의 그룹 방출이 확정됐다. 명실상부 한류의 중심에 서 있는 소녀시대에서 멤버의 방출은 어떤 사건보다 큰 일이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SM은 30일 제시카의 팀 방출에 대한 공식입장에서 “올 봄 제시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며 “당사와 소녀시대 멤버들은 그룹 유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제시카 본인의 패션 관련 사업 이해관계와 소녀시대 활동 우선순위가 충돌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식입장만으로는 명확히 이해하기 힘든 이유들이 있다. SM이 말한 ‘소녀시대 활동 우선순위 및 충돌하는 이해관계’는 무엇일까.

제시카의 악수 1 : 패션 관련 사업

제시카는 최근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블랑을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선글라스로 시작해 향수·의류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걸그룹 멤버의 사업만으로 보기에는 브랜드 규모가 너무 크다. 현재 블랑은 홍콩 중국 태국 마카오 싱가폴 등에 팝업 매장을 늘리고 있다. 매출도 좋다. 벌써 품절된 상품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소녀시대 제시카의 네임밸류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그러나 소녀시대 입장에서 제시카의 패션 사업은 장기적으로 손해다. 패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제시카의 선글라스 론칭 이후 소녀시대의 선글라스 협찬 요구가 부쩍 줄었다”라고 말했다. 단순 액세서리뿐 아니라 의류나 화장품까지 손을 뻗치면 해당 협찬도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룹 멤버가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브랜드 홍보는 어렵다는 것이다. SM이 이랜드그룹과 손잡고 전개하는 의류브랜드 SPAO까지 있는 마당에 제시카의 패션사업은 달갑지 않다.

제시카의 악수 2 : 연애

제시카는 재미교포 사업가 타일러 권과의 열애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언론에
두 사람의 약혼이 보도됐다. 제시카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지만, 공식석상이나 공항에서 타일러 권과 같은 반지를 끼고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타일러 권은 제시카가 시작한 패션사업 블랑의 브랜드 운영자금을 유치했다. 인정만 하지 않았을 뿐 둘은 단순한 지인 사이는 결코 아니다.

올해 소녀시대의 많은 멤버들이 연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상황에서 제시카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팬들을 위한 조치라기에는 감쪽같이 숨기지도 않았고, 회사의 말을 믿기에는 노골적이었다. 결국 팬들의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제시카의 악수 3 : 멤버와의 불화

제시카는 자신의 SNS에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부로 저는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 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 매우 당혹스럽다”라고 적었다. 아이돌의 공식입장으로서는 최악이다.

왜 최악인지는 팬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돌은 대체재가 없는 상품이다. 소녀시대에서 제시카가 빠진다고 해서 다른 멤버로 대체해 다시 9명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팬들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관계성과 서로 사이에 쌓인 신뢰를 중요하게 여긴다.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를 거쳐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멤버 사이에 쌓였을 신뢰를 바탕으로 팀의 팬이 된다. 오죽하면 그룹 전체를 좋아한다는 뜻인 ‘올 팬(all fan)’이라는 말까지 있다.

그러나 제시카는 “회사와 다른 멤버 8명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자신의 입으로 불화를 증명했다.
팬들이 믿어왔던 소녀시대 멤버들과의 굳은 관계성을 깨트린 셈이다. 제시카는 글을 올린 직후 댓글창을 통해 팬들에게 “당신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내 진실을 알 가치가 있다”며 “나는 깊이 슬퍼하고 있고 상처받았다. 당신들은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인 30일 오전 소녀시대 멤버들은 중국 팬미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제시카는 보이지 않았으며, 소녀시대는 8명이 출국했다. 제시카는 팬들이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고 했지만, 팬들은 이미 상처받았다.

악수가 모여 낳은 결과

이쯤 되면 SM이 말한 ‘소녀시대 활동의 우선순위 및 충돌하는 이해관계’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소녀시대 멤버의 한 측근은 “소녀시대 재계약 당시 멤버들 모두 많은 양보를 했다”며 “그러나 제시카는 다른 멤버들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집해 충돌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초 제시카는 올 봄 앨범 1장만 내고 팀 탈퇴를 원했으나 패션사업 전개 후 ‘소녀시대’라는 브랜드의 효과를 절감하자 돌연 태도를 바꿔 팀 활동을 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제시카도 억울한 점은 있다. 이유가 어떻건 팀 활동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결국 제시카는 SM과의 계약은 유지하되 팀에서 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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