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금연치료제의 불편한 진실

기사승인 2014-09-29 17: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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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금연치료제의 불편한 진실

“담뱃값도 오르는데 이제 끊어볼까 합니다. 금연치료제 정말 효과 있을까요?”

최근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발표에 따라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이 늘어나면서 ‘금연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남성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금연치료제의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흡연자들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유일한 낙’이던 담배. 그런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된다고 하니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죠. 담뱃값이 오르던 말던 상관없는 분들이야 모르겠지만, 수입이 고정된 급여를 받고 있는 월급쟁이들, 일반 서민들에게는 담뱃값 2000원 인상도 크나큰 부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억울한(?) 흡연자들을 위해 정부가 금연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있어서 전해드릴까 합니다.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이 오르면 늘어나는 담뱃세 중 상당액을 금연치료 지원에 사용한다는 내용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는 금연치료를 희망하는 흡연자들에게 진료·교육·상담·처방·약제비를 종합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추진하면서 담배 한 갑당 354원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내년부터 841원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특히 금연치료제 복용이 필요한 흡연자에게는 약값의 30%만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될 방침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금연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이 약을 먹는데 드는 본인부담 비용이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이죠. 금연치료제가 흡연자들의 금연 효과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실제 흡연율이 20% 이상인 영국, 일본, 터키 등에서 금연치료에 보험급여를 적용한 후 흡연율이 4.0%~8.0% 낮아졌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과제도 있습니다. 바로 부작용이죠. 화이자의 ‘챔픽스’는 대표적인 금연보조 치료제로 알려져 있죠. 챔픽스는 담배 중독 성분인 니코틴에 의해서 영향 받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해 작용합니다. 즉, 니코틴 효과를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챔픽스 약물은 부작용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금연치료제의 주요한 두 가지 성분인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 미국 FDA의 경고처럼 자살충동 등 심각한 정신신경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웨이크 포레스트대학 의약안전연구소에 의하면 지난 2006년 챔픽스가 시판 허가된 이후 많은 부작용, 즉 시력 혼미 혼란 및 의식 상실 등의 수백건의 부작용 사례들이 발표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챔픽스를 복용한 미국의 소비자들은 자살 충동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며 뉴욕주 대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화이자가 의도적으로 약의 부작용을 은폐했으며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 및 자살에 이를 수 있는 사례는 2008년도 이약을 복용한 60대가 자살한 사건이 국내에 처음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화이자측은 챔픽스 복용과 자살과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힘들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단법인 한국담배소비자협회 등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이러한 금연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내년부터 금연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적용을 하겠다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 담배제세공과금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도 금연치료제 안전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에 금연치료제 보험적용을 추진해야할 것입니다.


흡연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금연도 흡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죠. 물론 이왕이면 약의 도움 없이도 건강을 위한 목적으로 담배를 끊는다면 더더욱 좋겠죠. 그러나 10여년 이상 오랜 시간 담배를 피워온 흡연자들이라면 금연치료제를 통해 담배를 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명적인 부작용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과연 흡연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