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를 휩쓰는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는 안전지대?

기사승인 2014-08-02 0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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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를 휩쓰는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는 안전지대?

“에볼라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가능성 적어”
“백신 개발 시급하지만 독성 강해 임상시험 쉽지 않아”

현지시간으로 30일 죽음의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통제 불능의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인해 사망한 사람은 현재까지 729명, 치료약도 백신도 없는 죽음의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여러 항공사가 잇따라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지역으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감염병의 공포를 사스와 신종 인플루엔자를 통해 경험한 세계인들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세계 곳곳으로 번진 사스와 신종 인플루엔자에 비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에 국한되어 나타난다.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지닌 특성 때문이다. 사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숨 쉬는 공기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대륙 간에 전파가 빠르게 일어난다. 반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액이나 혈액을 통해서만 전염이 일어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적은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서아프리카는 대륙 간의 인구이동이 적은 나라다. 특히 거리가 먼 아시아권 국가들과는 교류가 적기 때문에 국내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유럽 국가들로 번질 가능성이 있지만 유럽의 의료수준으로 본다면 만약의 사태를 일어나도 지금처럼 사망자가 속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도 팬데믹(대유행)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면서도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이에 대해 국내 질본 관계자는 “서아프리카에서 해당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한 이유는 바이러스의 높은 치사율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지의 의료수준이 낮은 것도 그 이유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감염성 질환의 경우 수액치료와 같은 증상완화 치료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 하는 것이 사망자를 줄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치료제가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이 관건이지만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았다. 국내 제약사 백신개발 관계자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독성이 워낙 강해 백신 후보물질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최근 쥐와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도 했으나 치사율이 높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