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배안에 생존자 있다” 에어포켓 생존 가능성…선체 공기부양도

기사승인 2014-04-17 0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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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배안에 생존자 있다” 에어포켓 생존 가능성…선체 공기부양도

[쿠키 사회]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생존자 수색작업이 17일 재개됐다. 오전 7시40분쯤 해상에 나가있는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배안에 생존자가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민간 잠수부가 가족들에게 전한 말인데 뒤집힌 배에 남은 공기를 의미하는 ‘에어포켓’ 부근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생존자 규모는 33명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정부가 해경을 중심으로 공식 확인 중이다. 사고 발생 만 하루가 넘어 시간이 많지 않다.

에어포켓은 객실 내부가 완전히 뒤집히면서 공기가 일부 남아있는 지대를 말한다. 실제 2013년 대서양에서 벌어진 선박 전복사고에서 선원들이 사흘간 에어포켓에서 버틴 뒤 구조됐다.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지만 온 국민이 재빠른 수색과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해경 특공대와 해군 잠수부, 민간 어선 등은 사고 이틀째의 날이 밝자 선체와 사고 해상 주변을 수색했다. 사고 해상에는 초속 4.9m의 약한 바람이 불고 2m 안팎의 파도에 조류가 강하고 시야가 흐려 수색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해상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다.

해군은 잠수 및 감압 장비를 갖춘 독도함에 탐색구조단을 구성해 세월호 인명구출 작전을 총괄 지휘할 예정이다. 선체 수색과 함께 세월호 내부에 공기를 집어넣어 띄우는 작업도 병행한다.

정부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오후3시 브리핑에서 “잠수 가능한 인력은 아침 기준 512명이 대기 중이며 3명이 현재 들어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오 이후 잠수부 3명이 배 안에 들어갔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잠수부는 해경 특수구조대 1명과 민간인 2명으로 파악됐다.

현재 구조된 인원은 179명이다. 확인된 사망자는 9명이다. 사망자는 안산 단원고 정차웅 임경빈 권오천 박영인 박성빈 학생과 교사 최혜정 남윤철씨, 여객선 선사 직원 박지영씨와 소속이 확인되지 않은 김기웅씨 등이다.

해경은 오전 0시30분 정조시간에 맞춰 선체를 수색했지만 강한 조류로 1시간 만에 철수했다.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 공군 수송기 등이 동원돼 조명탄을 쏘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밤새 추가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는 지난 16일 오전 8시55분쯤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발생했다. 제주도로 수행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 등 475명을 태운 6800t급 여객선 세월호는 해경에 “침수가 시작됐다”고 조난 신고를 보냈고 2시간 만에 침몰했다.

사고가 이틀째로 넘어가면서 선내방송이 승객의 탈출을 가로막은 정황도 나왔다. 생존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구조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과 “객실이 더 안전하니 안으로 들어가 대기하라”라고 침몰 직전까지 반복적으로 안내한 선내방송의 음성이 포착됐다. 성인이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기운 선체의 상태와 “학생들이 객실에 있는데 어떡하냐”며 울먹이는 시민도 동영상에 담겼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급격한 방향 전환인 이른바 ‘변침’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해상은 선박이 항로를 바꾸는 지점이다. 이때 배가 급격히 방향전환을 하며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고, 이때문에 생존자들이 증언한 ‘쾅’ 소리가 났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경수사본부의 잠정 결론이다.

변침에 이어 ‘외방경사’도 배가 기우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당시도 원인은 외방경사였다. 외방경사는 대형 선박이 급 선회할 때 선체 무게 중심이 바깥으로 쏠리면서 원심력으로 바깥 쪽으로 쏠리는 것이다. 변침에는 외방경사가 뒤이을 수 있다는 게 수사본부의 시각이다.

수사본부는 또 “세월호가 해양수산부의 권고 항로를 벗어났다”고도 했다. 수사본부는 이날도 선장 이모씨 등 승무원을 강도높게 조사 중이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국민일보DB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