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유시진 대위가 일본군이었다면? ‘태양의 후예’ 베트남 논란

기사승인 2016-03-31 16: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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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유시진 대위가 일본군이었다면? ‘태양의 후예’ 베트남 논란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은 물론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세계 27개국에서 ‘태양의 후예’ 판권을 사들였죠. 그런데 유독 한 국가에서 ‘태양의 후예’를 “한국군 이미지 홍보하는 드라마”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베트남입니다.

지난 27일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째의 쩐꽝티 기자는 자신의 SNS에 ‘태양의 후예’ 방영 소식을 알리며 “일본군을 찬양하는 드라마가 한국, 중국에서 방송되는 것을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한국군이 동맹국 자격으로 베트남에 왔다 해도 민간인 학살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전 세계 어떤 군대의 경우라도 그것은 죄악이다. 한국군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드라마가 베트남 방송에서 방영된다면 ‘오욕!’이라는 글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쩐꽝티 기자의 발언은 3일 만에 약 9만 건이 공유되며 베트남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당사자도 놀랐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국내 시청자들은 ‘태양의 후예’를 한국군 홍보 드라마라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주인공 유시진 대위(송중기)와 서대영 상사(진구)가 특수부대 군인이라는 설정이 드라마의 중심 내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군의 제작지원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드라마가 애써 한국군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고 한다는 반응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입장은 다릅니다. ‘태양의 후예’는 주인공들이 가상 국가 우르크로 파병을 떠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 입장에선 1960년대 자신들의 땅으로 파병 왔던 한국군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문제는 당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민간인 학살을 벌였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평화운동가 구수정 박사가 200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은 80여 건, 피해자는 9000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 1999년 한겨레21의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졌지만, 한국 정부는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베트남을 방문할 때마다 유감 표명을 했을 뿐 공식적으로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쩐꽝티 기자가 ‘일본군 찬양 드라마’라고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로 지난해 4월 베트남 전쟁 민간인 피해자들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국에서 만나 서로를 안아주고 꽃다발을 건네며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논란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베트남의 입장을 수긍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수의 네티즌들에 의해 “베트남 국민의 심정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사과를 해야 사과받을 수 있다”, “우린 일본처럼 숨기지 말고 사과하자”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은 1966년에 집중됐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올해 베트남 곳곳에서 당시 학살된 영령들을 위무하는 50주년 위령제가 열립니다. 베트남 국민들은 ‘태양의 후예’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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