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가족 의료기관 방문 소극적…질환 키워

기사승인 2015-09-22 11: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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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 의료기관 방문 소극적…질환 키워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자살 유가족은 이전보다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방문을 회피하면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경우, 가족 구성원의 자살 사고를 경험한 후 의료기관 이용률이 더 떨어졌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창수 교수는 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조재림 교수, 이화여대 예방의학교실 정상혁 교수, 하버드 의대 브리검여성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예방의학과 Kathryn Rexrode 교수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자살 유가족들의 병원 입원비율과 의료기관 이용횟수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2~2003년 동안 자살자가 있었던 대한민국 가정의 40세 이상 구성원 4253명과 자살자가 없는 일반가정 40세 이상 구성원 9467명을 대상으로 가족 자살 전 1년 동안과 자살 후 1년 동안의 의료기관 이용 행태를 살폈다.

연구 결과 자살 유가족이 일반 가족 구성원에 비해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자살 유가족의 남성은 일반 가정의 남성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1.34배, 여성은 1.24배 높았다. 당뇨병으로 입원하는 경우는 자살 유가족의 남성이 일반 가정의 남성보다 2.24배, 여성은 1.79배로 높았다.

자살 유가족의 입원률이 증가하는 배경에 의료기관의 소극적인 이용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정신과 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대상군은 가족의 자살 이후 오히려 병의원 진료 횟수가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김창수 교수는 “자살 유가족이 일반인에 비해 병의원 방문을 잘 하지 않아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고, 결국 증상이 악화된 이후에 입원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가족 구성원의 자살로 인한 사회심리학적 스트레스는 카테콜아민이나 코티솔과 같은 신체의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높이고, 이는 심혈관질환 및 대사 질환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 및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 변화 또한 심혈관질환 및 대사 질환의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유럽심장학회 공식학회지인 ‘European Heart Journal (인용지수 = 15.203)’에
Suicide loss, changes in medical care utilization, and hospitalization for cardiovascular disease and diabetes mellitus (자살 유가족의 의료이용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 입원 위험)제목으로 게재됐다. kubee08@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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