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버리겠다”… ‘스펙짱’ 소개팅 미끼로 젊은 남성 26시간 감금한 일당 징역 6년·4년

기사승인 2014-12-28 15: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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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어버리겠다”… ‘스펙짱’ 소개팅 미끼로 젊은 남성 26시간 감금한 일당 징역 6년·4년

소개팅을 미끼로 젊은 남성을 불러내 납치한 뒤 26시간 동안 감금하면서 몸값을 요구한 일당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강도상해,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35)씨에 대해 징역 6년, 조모(37)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월 인터넷 사이트에서 ‘스펙이 좋은 남자와의 만남을 원하는 여자들이 있다’고 소개팅을 제안하며 강모(31)씨를 불러냈다. 하지만 소개팅은 실패로 돌아갔고 강씨는 최씨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됐다.

최씨는 강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강씨의 술잔에 동물 마취제를 탔고 이를 마신 강씨는 정신을 잃었다. 최씨는 이 틈을 타 강씨의 현금 11만원, 시가 8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2개 등을 훔쳤다.

이후 최씨는 조씨에게 연락해 정신을 잃은 강씨를 차량에 실어 납치한 뒤 26시간 동안 도봉구 피아노학원에 감금한 뒤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알아냈다. 5000만원을 요구한 최씨는 강씨가 “돈이 없다”고 하자 “죽여서 묻어버리겠다. 중국으로 보내버리겠다” 등 협박도 일삼았다.

최씨와 조씨는 이튿날 강씨의 손목과 발목을 청테이프로 묶어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 강씨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강씨는 청테이프를 풀고 스스로 차량 트렁크 잠금장치를 열어 양재역 사거리 인근에서 탈출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손목 부상을 입었다.

최씨는 강씨가 탈출에 성공한 뒤 미리 빼앗았던 강씨의 신용카드에서 90만원을 재빠르게 인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조씨와 범행을 모의한 뒤 강도 범행을 계획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약물로 피해자를 혼절하게 한 다음 약 26시간 동안이나 감금했다. 감금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폭행 및 협박을 가하고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는 피해자의 온몸을 청테이프 등으로 결박하여 피해자에게 극도의 고통과 공포심을 주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지금까지도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