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유발하는 입 속 세균, 동맥경화까지 일으킨다

기사승인 2014-08-22 10: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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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 속에는 수백 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이들 세균은 종류에 따라 충치를 일으키거나 잇몸병을 유발한다. 그런데 입 속 세균은 치과 질환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잇몸병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일부 세균은 잇몸 상처를 통해 몸 속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동맥경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스턴의대 연구진이 지난 7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PLoS Pathogen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잇몸병을 유발하는 ‘포르피로모나스 진기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라는 구강 내 세균이 치주질환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의 위험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균은 치아와 잇몸 사이를 파고들어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인데, 혈관에도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벽을 두껍게 해 동맥경화의 위험인자가 되는 것으로 밝혀진 것.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치의학 박사)은 “최근 진기발리스균은 치주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치매, 류마티스 관절염 등 각종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는 여러 가지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며 “구강 내 세균이 입 속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신건강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 영향을 주는 진기발리스균은 치아에 쌓이는 치석이 원인이 된다. 치석은 치태가 제거되지 않고 쌓여 형성된 물질인데, 음식물 찌꺼기나 타액 등에 의해 만들어진 세균의 온상으로 볼 수 있다. 치석이 한번 형성되면 치석 위로 치태가 쉽게 달라붙어 세균의 번식이 가속화되고 진기발리스균이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진기발리스균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꼼꼼한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칫솔질은 얼마나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특히 치태는 치아에 패인 홈이나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의 좁은 틈 등에 많이 붙어 있다. 이런 부분까지 칫솔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치아나 주변 조직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태가 쌓여 돌처럼 단단하게 굳은 세균 덩어리인 치석은 칫솔질로는 제거하기 어렵다.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치석이 쌓였다면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해야만 구강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