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대학생, 피자배달중 사고로 숨져…네티즌 "30분제 없애라""

기사승인 2011-02-14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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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대학 입학을 앞둔 10대 피자 배달원이 신호위반한 버스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30분 배달제'와 같은 속도 경쟁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30분 배달제를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오토바이를 몰며 피자배달원으로 일하던 김모군(18)이 신호를 위반해 달려오던 버스에 부딪혀 숨을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김군은 13일 오후6시30분쯤 영등포구 문래사거리 교차로 내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직진해오던 박모씨(52)가 몰던 시내버스와 충돌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 김군은 P사 피자 배달원으로 50cc오토바이로 배달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김군은 올해 서울 소재 H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으로 입학 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숨진 김군 친구들에 따르면 이날 김군은 "일하는 가게의 주문이 밀려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버스가 정지선에 진입하기 전 황색신호에서 교차로에 진입하면서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고로 버스 승객 11명(남성 7명·여성 4명)도 경상을 입었다.

온라인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피자 배달 30분제 폐지하자"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가던 20대 피자 배달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피자 배달 30분제를 폐지해야한다는 여론이 온라인에서 크게 일었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10대 피자배달부의 명복을 빌면서 "목숨과 바꾼 피자 배달이나 다름없다. 30분 피자배달제 폐지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등의 내용을 퍼나르고 있다.




MBC 김주하 기자도 "어제 오후 피자 배달 오토바이 버스 추돌. 대학입학 2주 앞둔 19세 배달 아르바이트 학생 숨져. 빠른 배달보다 학생의 목숨을 좀 더 생각했으면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으며 네티즌 의견에 동조했다.


피자업계의 '30분 배달제' 폐지를 주장해 온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김군의 죽음을 두고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피자업계의 무리한 속도경쟁이 김군의 죽음을 불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P피자 측은 "김 군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본사는 30분 배달제 같이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속도경쟁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청년유니온측은 "배달인력이 충분했거나 김 군이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았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군의 죽음은 결국 피자업계 속도경쟁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버스운전기사 박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유가족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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